건드렸다 역풍 불라…여야, 北종업원 집단탈북에 ‘침묵’

건드렸다 역풍 불라…여야, 北종업원 집단탈북에 ‘침묵’

입력 2016-04-10 16:48
수정 2016-04-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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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논평도 안내고 지도부 유세서 언급도 안해

4·13 총선 투표일을 닷새 앞둔 지난 8일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식당의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 후 귀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여야 모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발(發) 안보 이슈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이 없다는 것에 여야가 인식을 같이 하는 가운데 야권은 선거를 코 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북풍(北風)이 다시 불까 경계하고 있고, 여권도 섣불리 이 사건을 선거와 연계하려 했다가 역풍(逆風)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북한 해외식당의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으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강경 모드로 전환해 대북 제재와 압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정부의 성과로 해석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또 지난 1987년 13대 대선 직전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전격 국내로 압송되고 그 이후 북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쳤던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은 지 사흘째인 10일까지 당 지도부의 유세 발언이나 공식 논평에서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 중앙선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발표 당시 선대위 차원에서 대응하기가 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고 지금 와서 다시 반응을 내놓기도 늦었다”고 전했다.

김무성 대표도 여러 지역 현장 유세를 돌면서 개성공단 사태와 북핵 개발 등을 거론하며 야당의 대북 스탠스를 연일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이번 귀순 사건은 입에 담지 않고 있다.

야권의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이번 탈북 사태에 대해 일절 공식적 반응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일 자체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더해 괜히 건드렸다가 자칫 보수층의 결집 소재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슈화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이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기적으로 미묘한 만큼 오해를 받기에는 충분하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선거국면에서 그런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민도가 성숙돼 있다”로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20년 전이 아니다.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에서는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에도 천안함 사태 이후 여권의 대대적 안보정국 조성 시도가 먹혀들지 않았다며 ‘북풍’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선거 막바지에 북풍 등 여권발 돌발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경계하는 기류도 내부에서 감지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경기 남양주시를 찾아 남양주갑 조응천 후보 지원유세에서 “막판에 역전의 흐름을 막으려는 술책을 새누리당이 할 것으로 본다”며 “북풍을 일으킬지 모르고, 돈을 뿌릴지 모른다. 온갖 부정선거가 난무할 수 있다. 우리 시민이 눈 부릅뜨고 막아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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