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김종인 ‘화해’…秋 “이어달리기 자세…지도편달해달라”

추미애·김종인 ‘화해’…秋 “이어달리기 자세…지도편달해달라”

입력 2016-09-01 11:05
수정 2016-09-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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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경제민주화법 몇개 통과시켜야”…화기애애하게 한시간 조찬

추미애 대표를 비롯,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김종인 비대위’ 멤버들이 1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회동을 했다.

신임 지도부와 전임 지도부의 화합 차원에서 이뤄진 ‘의례적 만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구원’(舊怨)으로 얽힌 추 대표와 김 전 대표의 ‘정치적 화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추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관련, ‘김종인 책임론’을 제기했고 김 전 대표가 정면 반박하면서 장외에서 충돌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04년 민주당 공천파동인 ‘옥새파동’에 함께 휩싸이는 등 악연으로 얽혀있다.

하지만 추 대표가 당선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잘 모시겠다”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 등 관계복원에 나섰다. 추 대표가 대변인으로 임명한 박경미 의원은 김 전 대표 시절 공천한 ‘비례대표 1번’이기도 하다. 이날도 윤관석 수석대변인과 신창현 비서실장이 김 대표가 도착하자 차량 문까지 열어주는 등 예우를 깍듯이 했다.

이날 오후 1박2일로 광주행에 나서는 추 대표는 김 전 대표에게 “대표님도 같이 가시지…”라고 했고, 김 전 대표는 “대변인들을 잘 고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는 등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교롭게 추 대표는 연분홍 재킷을 입고, 김 전 대표는 연보라 넥타이를 매 패션 색상이 조화를 이뤘다.

추 대표는 “비대위가 있음으로 해서 4·13 총선을 안정감 있게 잘 치를 수 있었다”며 “총선 직후에도 여러 논란 없이 당을 잘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전대까지 당을 뒷받침해줘서 우리 모두 감사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달리기 한다는 자세로 하겠다. 잘 다져놓은 것을 바통 이어받아 지지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면서 집권의 희망 가질 수 있는 당이 되도록 운영할 것”이라며 “목표는 집권이니까 김 전 대표께 수시로 고견을 여쭈겠다. 집권을 향한 단일한 목표 속에 김 전 대표의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한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탄핵 책임론’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잘 되자고 하는 얘기가 정돈 안된 채로 흘러나갔다면 이해를 좀 해달라”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선거를 여러번 치뤄봐서 잘 알겠지만 일반 국민이 인식하는 사회 현상이 어떤지를 우리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지난번 총선에서 우리가 내새운 슬로건을 대선에서 어떻게 연결할지가 대선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 당은 이미 경제민주화 프레임이 완성돼 있다”며 “내용을 어떻게 충실히 이끄냐는 게 관건인데, 최소한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징적인 경제민주화 법안 몇 개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에게 초지일관 이끌어간다는 인상을 분명히 해주는게 좋다. 우리가 이 점을 잘 이끌면 대선까지 큰 무리 없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제 새 지도부가 잘 끌고 가셔야지…”라고 말했다.

한 시간 가량 이어진 조찬 회동이 끝나자 추 대표는 김 전 대표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며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비공개 대화의 상당부분 경제민주화 부분에 할애됐다고 한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표의 역할론과 관련, “오늘은 큰 틀의 이야기만 했다”며 “수시로 연락을 드리고 자문을 받겠다고 한 만큼 필요하면 따로 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추 대표의 ‘탄핵 발언’ 유감 표명에 대해 김 전 대표도 흔쾌하게 웃었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김 전 대표가 쿨하게 ‘나도 다 안다. 괜찮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소개했다.

신임 지도부 쪽에선 추 대표와 김영주 전해철 김병관 김춘진 심기준 최고위원, 전임 지도부 가운데서는 김 전 대표와 정성호 양승조 전 비대위원이 각각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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