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 최고위 회의도 취소…내일 의원총회도 난타전 예상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지도부가 출범 이래 최대 풍랑을 맞고 있다.최순실 파문 이후 불거진 당 안팎의 지도부 사퇴론이 시간이 갈수록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3일 현재 벌써 절반에 가까운 소속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이다.
출범 100일도 채우지 못하고 ‘좌초 위기’에 놓인 현 지도부에 정국정상화 해법을 기대하는 것은 더욱 난망해 보인다.
이 대표는 사태 초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상황이 수습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호소하는 ‘읍소 전략’을 폈다. 이어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사실상 잠행을 이어온 ‘침묵 전략’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것이나 다름없지만, 당내 여론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이다.
당장 지도부 내부에서조차 파열음이 감지된 지 오래다.
현 지도부 내 유일한 ‘비주류’ 격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지도부 교체 의견을 피력해왔다.
심지어는 주류 친박 진영 일각에서조차 이 대표 지도부에 대해 당분간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가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 비박계 중진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순실이란 존재에 대한 언론보도가 모두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해온 이 대표가 대체 무슨 낯으로 의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이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박 대통령을 벗어나지 못할 것인데, 그렇다면 당도 몰살당해야 마땅하다는 심보이냐”고 비난했다.
전날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를 면전에 두고 날 선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는 5선의 정병국 의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는 등 당 대표로서의 위신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례회의인 이날 최고위가 취소된 것 또한 전날의 여파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틀에 걸쳐 발표된 청와대의 인선 절차와 관련한 비판 여론이 극에 달한 상태여서 4일로 예정된 의원총회는 ‘통제 불능’의 난타장이 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친박 일색의 지도부가 지금의 위기를 수습할 수 있으리란 생각은 그 자체로 지나친 오만”이라면서 “결국 국정 정상화의 키(key)는 대통령에게 있는데, 이 대표가 당장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감히’ 언급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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