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의원, 인천시장 시절 2008년 9월 뉴욕서 투자 협상
“한국 사람들은 정직하고 부지런하다.”미국 정가의 이단아로 불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고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이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안 의원은 인천시장 시절이던 지난 2008년 9월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 옆에 있는 트럼프 회장 집무실에서 트럼프 회장과 딸 이방카를 직접 만나 1시간 넘게 투자 협상을 벌였다고 한다.
당시 안 의원은 인천에 120층짜리 건물을 건설하도록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했고,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갔지만 2010년 인천시장 3선에 도전했다 실패하면서 무산됐다고 안 의원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안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과 영종도 지도, 경제자유구역의 장점, 한국과 중국·일본의 교류에 대해 설명하며 투자를 권유하자 “한국에 온 적도 있고, 인천공항도 알고 있다”고 답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자신의 양 주먹을 마주 부딪치는 제스처를 취하며 “남북은 자꾸 싸우는데 통일은 되겠느냐”고 한반도 정세에도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가 분양한 부동산에 코리안-아메리칸이 꽤 많이 분양을 신청해 받았다”면서 “한국인이 분양을 많이 받아서 사업에서도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을 향해서는 “사업 협상 때문에 대도시의 시·도지사를 많이 만나는데 안 시장이 ‘모스트 핸섬’(most handsome)인 것 같다”고 치켜세우며 협상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고 한다.
이후 안 의원은 이방카를 팀장으로 하는 트럼프 당선인 측 실무진과 투자 협상을 벌여 합의 직전까지 갔었다고 안 의원은 전했다.
당시 이방카의 나이는 26세에 불과했지만 안 의원과 아버지가 대좌한 투자 협상에 참석해 계약의 여러 조건에 대해 유불리를 꼼꼼히 따지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의 실정을 잘 알고,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능력이 있다”면서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여러 얘기를 했지만 막상 집무를 시작하면 현재 관계를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의원은 “정부나 국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를 연구하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상대방에 대해 잘 알면 설득하는 포인트를 찾아 양국이 윈윈하는 관계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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