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인터뷰 앞두고 교수진 초청해 정책비전 다듬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휴일인 22일 대외 활동을 멈춘 채 마포 사무실에서 전문가 및 측근들과 회의를 열어 분야별 현안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었다.지난주 삼남(三南·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지방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고, 그동안 수렴한 각계각층의 여론을 자신의 정책 비전으로 소화하면서 내공을 쌓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전날 정치, 외교·안보, 사회, 경제 등 각 분야의 교수 15명을 초청해 ‘마포팀’ 측근들과 연쇄 토론한 데 이어 이날도 분야별 ‘심화 학습’을 했다고 반 전 총장 측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마포팀 관계자는 “국내 사정에 어둡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공개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뚜렷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형설지공(螢雪之功·반딧불과 눈빛에 기대어 어렵게 공부한다는 의미)의 자세로 각 분야의 담론 형성을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 경제 정책의 ‘얼개’를 짠 것으로 알려진 곽승준 고려대학교 교수가 중도 하차했지만, 곽 교수의 역할은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반 전 총장 측의 설명이다.
한 측근은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전문가 그룹이 있으며, 이들의 정책적 제언을 취합해 인터뷰와 토론회에서 명확한 청사진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주말 마포 사무실에 출근을 제외하고는 사당동 자택에 머무르면서 그동안 빡빡한 일정의 ‘민생 투어’로 지친 몸을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귀국 이후 약 열흘 만에 망중한(忙中閑)을 즐긴 셈이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주 인천 송도를 방문해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사무국, 국제기구도서관 등 유엔 관련 기관들이 있으며, 신성장 동력을 상징하는 바이오 융합 산업기술단지도 입주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