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적폐수사 그만하자시는데…국정농단 사실이면 청산 뒤 협치”

문 대통령 “적폐수사 그만하자시는데…국정농단 사실이면 청산 뒤 협치”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5-02 18:05
수정 2019-05-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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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낡은 프레임, 이제 통하지 않고 의미 없다”
“일본이 국내 정치에 한·일 관계 자꾸 이용해 문제 증폭시켜 아주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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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는 문 대통령과 김영란 전 대법관
인사하는 문 대통령과 김영란 전 대법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김영란 전 대법관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9.5.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정농단·사법농단 사태와 관련, “적폐수사를 그만하자고 하시는데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이 사실이면 반헌법적이라 규명하고 청산한 뒤에 협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사회원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어떤 분들은 이제는 적폐수사는 그만하고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도 한다”면서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타협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공감한다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지지자들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 요구 등의 발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힘든 것은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 대립이 격렬해지는 현상”이라며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와 관련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음을 거듭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약식 취임식 전 야당 당사를 전부 다 방문했다. 과거 어느 정부보다 야당 대표, 원내대표들을 자주 만났다고 생각하고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도 드디어 만들었다”면서 “협의체가 정치 상황에 따라 표류하지 않도록 분기별로 개최하는 것까지 합의했는데,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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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회원로 오찬간담회
문재인 대통령, 사회원로 오찬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5.2/뉴스1
종북좌파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에 대해 위협적인 말이 되지 않고,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 위협적인 프레임이 되지 않는 세상만 돼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진보·보수의 낡은 프레임·이분법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고, 진보·보수 이런 것은 거의 의미 없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상식·실용 선에서 판단해야 한다. 이런 프레임을 없애는 데 제 나름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개인적으로 일본과 아주 좋은 외교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안보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경제, 미래발전 모든 것을 위해서도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과거 불행한 역사가 있었기에 끊임없이 파생되는 문제가 있고 그 때문에 양국 관계가 때로는 불편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 때문에 양국 관계 근간이 흔들리지 않게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요즘 일본이 그런 문제를 자꾸 국내 정치에 이용하면서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주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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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장관과 인사 나누는 문 대통령
윤여준 전 장관과 인사 나누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9.5.2/뉴스1
한편 이날 참석한 원로 가운데 환경부 장관 출신인 윤여준 윤여준정치연구원 원장은 최근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윤 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여당된 지 2년이 됐는데, (아직) 야당처럼 (행동을) 보이고 있다.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런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가 힘들다. 대통령께서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가 극한대결로 가면 대통령이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다”면서 “야당은 초반에는 ‘선명야당’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 극한투쟁을 하지만 대선이 다가오면 ‘대안정당’이 돼야 한다는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며 대통령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전 청와대 비서실장인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은 인사와 관련해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이라면서 “탕평과 통합, 널리 인재등용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차례 고위공직자 부실 검증 논란을 겪었던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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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만난 문 대통령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만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9.5.2/뉴스1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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