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승리가 당선…텃밭에 비리 만연
정당 책임 방치에 민의 왜곡 심각
여야, 경선 레이스 전 특단의 대책을
[모멘트] 22대 총선 선거종합상황실
[모멘트] 22대 총선 선거종합상황실
(과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2대 총선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84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4.1.17 [THE MOMENT OF YONHAPNEWS]
utz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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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2대 총선 선거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84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4.1.17 [THE MOMENT OF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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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웠던 건 이러한 경선 비리가 이 지역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뤄졌을 거라는 점이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거대 정당의 텃밭에선 더 심하지 않겠냐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제보자는 이번 4월 총선 경선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거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정치부 정당팀과 사회부 법조팀 중심으로 특별기획팀을 꾸렸다. 40여일의 취재 결과 ‘열린 경선’에 가려진 비리 민낯은 심각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방식은 보통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대상의 자동응답전화(ARS) 여론조사 50%를 반영한다. 이에 선거 6개월여 전부터 당원을 늘리기 위해 입당원서가 대거 뿌려지고, 할당량도 다단계식으로 내려온다. 동호회나 단체, 지인, 이웃 주민들을 끌어들이다 보니 주소 변경이나 당비 대납도 자연스럽다. 3~6개월 당비(월 1000원)만 내면 당원이 된다.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통신사 주소 변경도 ‘안내 앱’에 따라 진행하면 3분이면 충분했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 둘 다 참여하는 불법 이중 투표는 필수로 자리 잡았다.
선거 때 반짝 활동하고 사라지는 ‘유령 당원’이 넘칠 수밖에 없다. 2022년 말 기준 국민 5명 중 1명이 당원이었다. 수치만 보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보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것 같지만 이 중 당비를 내는 이른바 ‘진성당원’은 4명 중 1명도 안 된다. 나머지는 다 허수라는 얘기다. 당원명부 자체가 거품이다. 탈당만 안 하면 퇴출이 없다. 선거를 앞두고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니 어느새 전 국민의 20.7%(1065만명)가 당원인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허술한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열린 경선’이라고 뽐낸다는 게 한편의 코미디 같다.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퍼포먼스 하는 경기도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퍼포먼스 하는 경기도선관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91일 앞둔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홍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는 선거운동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편집·유포·상영·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 규정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적용되는데, 올해에만 법 공포 후 한 달이 지난 29일부터 적용된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사이버선거범죄 근절을 위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2024.1.10
xanad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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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91일 앞둔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홍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에 따라 이번 선거부터는 선거운동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편집·유포·상영·게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 규정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적용되는데, 올해에만 법 공포 후 한 달이 지난 29일부터 적용된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사이버선거범죄 근절을 위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202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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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정치 신인, 여성, 영입 인재, 세대교체, 현역 의원 물갈이 등을 감안해 공천 규정 세팅에 큰 노력을 들인다. 이에 반의반이라도 경선 비리 방지에 신경 썼다면 전국적으로 이렇게 비리 불감증이 만연했을까. 잔치만 즐기고 뒤치다꺼리엔 나 몰라라 하는 건 무책임하다. 당이 책임질 수 없다면 공정한 제3기관에 경선 관리를 맡겨야 한다. 농협을 비롯해 전국의 단위지역 조합장 선거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는데, 민의의 대표 후보를 뽑는 경선을 내버려 두는 게 말이 되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제안한다. 이르면 이달 말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경선 비리자와 연루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사전에 공천 포기 서약서를 받는 건 어떠한가. 유령 당원도 이참에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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