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中 막다른 골목서 버티기

<환율전쟁> 中 막다른 골목서 버티기

입력 2010-10-08 00:00
수정 2010-10-08 12: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중국이 선진국들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 위안화 절상은 이제 기업경쟁력 약화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수출기업들의 마진률이 3~5%에 불과한데 올해 들어 위안화 절상폭이 2%를 넘어서며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중국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단순 생산업체들로 가격결정력이 떨어져 위안화가 절상되면 그만큼 이익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폭이 3%를 넘어가면 바로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에서 수출 마진률 3% 가량인 기업들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은 2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기업도산은 실업자의 대량 양산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시에 2억명에 육박하는 실업자의 양산은 국가의 존립자체를 흔들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다.

 그런데 미국 등 선진국의 주장대로 위안화를 20~30% 가량 절상한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강대국들이자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중국에는 매우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독불장군’ 처럼 마음대로 행동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나름대로 묘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중국은 일단 위안화를 한계선까지 절상하면서 저수익 기업들을 구조조정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내수시장을 키워 수입을 늘리고 선진국들과 외교관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외부 시선을 우려해 지난달 미국 정부 대표단의 방문이후 위안화를 급속하게 절상하며 최대한 성의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8일 6.6830위안을 기록,지난달 9일 이후 이날까지 무려 10번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1개월간 절상폭이 2%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어 결국에는 전통적인 저임금의 저수익 사업들이 시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되며 산업구조정이 촉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맞춰 최근 신에너지,환경친화적 기술,전기자동차,신소재,바이오기술(BT),정보기술(IT),첨단장비제조 등을 7대 신흥전략산업으로 선정,집중 육성키로 했다.

 중국은 무역에서 수입도 크게 늘리고 있다.

 중국의 8월 수출은 1천393억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34.4% 증가했으나 수입은 1천193억달러로 35.2% 늘어 수입증가폭이 더 컸다.

 1~8월 누적기준으로는 수출이 9천897억달러로 35.5%,수입이 8천858억달러로 45.5% 각각 증가해 수입증가폭이 훨씬 더 크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이용해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올해 들어 의도적으로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중국의 수입은 4분기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등 정부 당국자들의 대외 로비도 활발하다.

 원 총리는 최근 벨기엘 브뤼셀에서 열린 제8차 아셈(ASEM.아시아-유럽미팅) 정상회의 기간에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과 회동에서 위안화 환율 문제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는 다른 한편으로는 위안화 절상 속도에 절대 양보할 뜻이 없음을 강조하며 외압을 차단하는데 부심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는 ASEM 연설에서 “최근 유로화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것은 위안화 때문이 아니라 달러 때문인데 어째서 그 계산서를 중국에 내미는지 모르겠다”며 “무역 불균형 문제는 세계화가 낳은 구조적인 문제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무역을 추구하는 것이지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많은 수출 기업 이윤율은 2∼3%에 지나지 않는데 일각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20∼40% 위안화를 절상한다면 중국 기업들은 대량 도산 사태를 맞게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중국 경제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세계 경제에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