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후진타오 방미 큰 변수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의 결론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 중국에 대한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도발을 적극 저지하는 한편 이를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모으겠다는 방침인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3국 외교장관들은 “아직은 6자회담을 재개할 때가 아니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동성명에는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더욱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여지를 남겨뒀다.중국은 한·미·일 3국이 보낸 이 같은 외교적 메시지에 어떤 화답을 할 것인가. 북한의 도발방지를 위한 해법과 관련, 한·미·일 3국과 중국의 ‘견해차’는 이미 전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회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북한 압박 대열에 합류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후 주석은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당장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 주석이 직접 6자회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중재 노력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직후인 7일 오후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화와 협력이 유일하고 바른 해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7주 뒤에 있을 후 주석의 방미 등이 상황변화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때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이 분명하기에 중국이 다른 각도로 움직여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단’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책임 있는 대국 역할을 주문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와 북한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입지 사이에서 중국 지도부는 현재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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