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새 랜드마크 ‘도보다리’ 권총·방탄헬멧 없이 경계근무

판문점 새 랜드마크 ‘도보다리’ 권총·방탄헬멧 없이 경계근무

이주원 기자
입력 2019-05-01 23:02
수정 2019-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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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화’ JSA 견학 재개

남북 정상 기념식수 현장도 민간 공개
MDL 경비 긴장… 자유왕래는 타진중
북측 판문각엔 중국인 관광객 100여명
다시 열린 판문점 JSA
다시 열린 판문점 JSA 안보 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1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MDL) 북측에 위치한 판문각을 구경하고 있다. 판문각 난간에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관광객들이 보인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이 대화와 신뢰 구축의 장이 돼서 한반도 전역에 평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으면 좋겠습니다.”

션 모로우 JSA 경비대대장은 1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진행된 ‘JSA 남측지역 안보견학’ 행사에서 JSA 비무장화 완료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1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안보견학을 온 관광객들이 1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JSA가 이날 새로운 모습으로 민간에 개방됐다. 통일부 정책자문위원단 등 320여명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된 JSA 비무장화 조치 이후 7개월 만에 처음 재개된 견학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남북과 유엔사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해 10월 JSA 내의 지뢰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남북 초소에 대해 모든 화기와 탄약을 철수하며 비무장화를 완료했다.

과거 남북 경비 병력은 실탄이 들어 있는 권총을 착용한 채 JSA에서 경계근무를 했다. 관람객은 이들을 보며 삼엄한 군사적 긴장감을 느꼈다. 비무장화가 완료되면서 이들은 방탄 헬멧과 권총을 착용하지 않고 경계근무를 하게 돼 긴장감이 확연히 줄어든 분위기였다.
북측 경비군인 3명이 1일 군사분계선(MDL) 북쪽에 있는 판문각을 나와 근무지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경비군인 3명이 1일 군사분계선(MDL) 북쪽에 있는 판문각을 나와 근무지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군사분계선(MDL)에 위치한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과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사이에 취재진이 몰려 있자 북측 판문각에서 북한군 3명이 잠시 MDL 근처로 내려와 취재진을 카메라로 촬영한 뒤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잠깐 사이 모습을 드러낸 북한군도 남측과 마찬가지로 방탄 헬멧과 권총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북측 관광객들이 1일 판문각 계단에서 북측 군인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관광객과 군인 모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관광객들이 1일 판문각 계단에서 북측 군인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관광객과 군인 모두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잠시 뒤 북측 판문각에서 100여명이 넘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의 모습이 보였다. 북측 관광객은 판문각에서 남측 지역을 바라보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경비대대원들은 취재진을 향해 수시로 “손을 흔들지 마라”며 제지했다. 북측 경비원과 관람객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어서다.

군 관계자는 “북측은 남측과 달리 관광을 중지한 적이 없다”면서 “북측은 하루에 100명에서 많게는 900명의 많은 관람객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관광객들이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 산책 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를 걷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1일 관광객들이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교 산책 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를 걷고 있다.
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이날부터 처음으로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던 도보다리가 민간에 개방됐다. JSA를 찾은 관람객과 외신도 도보다리를 걸어보며 신기한 듯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그동안 생소했던 도보다리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판문점 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듯했다.

도보다리는 진입로 포장공사와 교각 안전조치 등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관람 동선은 제한적이었다. 두 정상이 마주 앉았던 테이블은 훼손 방지를 위해 파란색 천막이 덮여 있었다. 군 관계자는 “장애인도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로를 넓히는 등 계속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이 함께 소나무를 심었던 기념식수 현장도 민간에게 공개됐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자유 왕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군사적 긴장감이 살짝 감도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MDL 근처로 경비대대 인원이 경비를 펼치면서 가까이 오지 말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기도 했다.

JSA 남측 입구에 새로 세워진 노란색 컨테이너 형태의 북측 초소가 현재 텅 비어 있는 모습이 아직은 자유 왕래 협의가 잘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모로우 경비대대장은 견학 재개에 대해 “군사합의의 완전한 이행이라는 목표에서 하나의 작은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파주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5-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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