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오늘 15개월 만에 정식회담
韓 지소미아, 日은 수출규제 한발씩 양보입장 차 여전… 시간 두고 합의점 찾을 듯
강제징용 문제 양국 여론·변수 얽혀 난관
아베, 中출국 전 “국가 간 약속 지켜져야”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6.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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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분위기는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불거진 갈등 국면 초반보다는 나아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22일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관련 한일 간 합의에 따라 양국 통상 당국은 지난 16일 도쿄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를 논의할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개최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0일 수출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지난 18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틀 전 정책대화도 얼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한다”며 “분위기 면에서는 두 달 전까지와는 또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양국의 입장 차이는 여전해 정상회담에서 당장 해법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양국 간 입장 차가 워낙 큰 만큼 당분간 서로 요구 조건을 낮추는 과정을 거치다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지소미아의 연장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완전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 한국을 복귀시켜야 조건부 연기한 지소미아를 복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일 정상이 수출규제 이전 상태로 관계를 복원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지소미아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거론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해법을 모색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23일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일한 청구권협정은 양국 국교 정상화의 전제가 되는 것이자 양국 관계의 근본을 이루는 것”이라며 “국가 간 약속은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출신 노동자(징용 피해자) 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견해를 확실히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제징용 문제는 수출규제 문제보다 훨씬 까다롭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강제징용 해법으로 ‘1+1+α’안(한일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출연으로 기금을 설립해 피해자에게 위자료 지급)을 발의했지만 청와대는 “피해자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일본이 강제징용과 수출규제를 연계시키고 있고 한국은 현재 마땅한 강제징용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기에 관련 협의를 하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 공동취재단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9-1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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