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애는 국경도 세월도 없다… 현충원에 울려퍼진 美 노병의 ‘아리랑’

전우애는 국경도 세월도 없다… 현충원에 울려퍼진 美 노병의 ‘아리랑’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1-06-06 20:46
수정 2021-06-0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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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웨버 대령 “양 국민 형제자매 됐다”
94세 김재세 하사 “목숨 건 우정”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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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미군 공수부대원으로 6·25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 대령의 영상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당시 미 2사단에서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 하사가 답장을 낭독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미군 공수부대원으로 6·25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 대령의 영상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당시 미 2사단에서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 하사가 답장을 낭독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90세를 훌쩍 넘긴 한미 노병의 화상 만남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미군 공수부대원으로서 6·25에 참전해 오른팔·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96) 대령은 영상 편지에서 ‘아리랑’의 첫 대목을 노래한 뒤 “국군 전우 여러분, 한국전 그리고 이후 지속된 전우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장병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싸우고, 슬프게도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지켜봤다”면서 “함께 복무한 카투사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많은 국가들을 돕기 위해 참전해 왔지만,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한 분들은 한국인”이라며 “양 국민은 형제자매가 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이어 6·25에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94) 하사가 단상에 올라 답장을 낭독했다. 김 하사는 1953년 2월 미군 중대장 지휘로 적진 한복판에서 전사한 카투사 2명을 찾아낸 일화를 소개하며 “중대장님은 우리를 형제로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형제의 자유를 지켜 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우정이 있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과 전우들을 기억해 줘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김 하사는 거수경례 뒤 부축을 받아 무대를 내려왔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 하사를 안으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를 방문, “미발굴 전사자 12만여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제거된 전방 철조망과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한 나침반으로 만든 기념패를 봉헌했다. 패에는 ‘이 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친필 문구가 각인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1-06-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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