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 文정부를 성적 행위에 빗대 표현
외교부, 日대사 초치 응당한 조치 요구
선거 앞둔 日, 여론 의식해 미온적 태도
정상회담 어려워진 거 아니냐 관측도
靑 실타래 양국관계 풀려 일본행 여지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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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막식이 5일 앞으로 다가온 18일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일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정상회담의 의제와 격식을 놓고 양측이 샅바 싸움을 이어 가던 상황에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국내 언론 면담에서 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폄훼하며 성적 행위에 빗대 표현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국내 반일 정서가 들끓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전날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고 일본 정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소마 공사의 소환을 요구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방역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다 오는 9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정치 생명이 걸린 선거를 앞둔 일본 정부는 자국 여론을 의식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이 합의했던 약식 정상회담을 현장에서 무산시키는 등 한일 관계 개선보다는 국내 정치의 유불리를 우선시한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만약 일본의 가시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방일에 나선다면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청와대는 마지막까지 협상의 문을 열어 두되 19일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최소 인원은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지만 수행원 등은 일본에서 사흘간 격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늦어도 20일에는 출국해야 한다. 애초 덕담이나 나누는 형식적 회담은 의미가 없고, 수출규제 및 과거사 문제 등 현안에서 성과를 내는 회담이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반일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일본행에 여지를 두는 까닭은 도쿄올림픽과 같은 결정적 계기를 살리지 못한다면 향후 누가 집권하더라도 한일 관계를 풀기란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 정서는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 접근할 순 없으며 국익과 외교적 목표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으며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성의 있고, 전향적 답변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2021-07-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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