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대표자회 28일 평양서 개최” 金 건강회복? 권력암투 정리?

北 “당대표자회 28일 평양서 개최” 金 건강회복? 권력암투 정리?

입력 2010-09-24 00:00
수정 2010-09-2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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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연기된 이유 보도안해

북한이 ‘9월 상순’ 소집한다고 밝혔다가 연기한 당 대표자회를 28일 개최한다고 보도하면서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예상보다 길게는 3주나 미뤄진 만큼 북한에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되지만, 더 이상 미루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북 조선중앙방송은 “조선노동당 대표자회 대표자 선거를 위한 대표자회들이 진행됐다.”며 “당 최고 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당 대표자회는 주체99(2010)년 9월28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열리게 된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당 대표자회가 연기된 이유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당 대표자회가 연기됐다가 일정이 다시 잡히면서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상순’의 마지막 날로 여겨진 15일을 넘기면서 북 매체가 수해 보도를 부각시키자 홍수 피해로 인한 참석 대표들의 정족수 미달 및 흉흉해진 민심이 당 대표자회를 지연시켰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일주일 만에 날짜가 다시 정해지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및 후계자로 알려진 셋째아들 김정은의 공식 등장 여부, 당 요직 선거를 둘러싼 엘리트 권력 갈등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자강도 별장에서 쉬면서 건강 관리를 했던 것으로 안다.”며 “당 대표자회를 10월 이후로 넘기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더 부각되는 등 민심 동요가 커질 수 있어 이달 중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 위원장이 방중 당시부터 5분 정도씩 깜빡 잠들었다가 깨는 현상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되는 건강 이상증세를 보여 당 대표자회를 연기했다고 21일 전했다.

이 방송은 평안북도의 당 고위간부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이 현기증이 심해 의자에 앉아 있다가도 몸을 가누지 못하는 데다 5분 정도씩 깜빡 잠들었다가 깨는 현상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된다.”고 밝혔다. 대북 라디오 열린북한방송도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방중 후 지난 8일 새벽 호흡곤란을 일으켜 긴급처치를 받았다.”며 “ 뇌졸중 예방약 부작용으로 보이며 의료진은 앞으로 3개월이 고비라면서 최소 보름간 휴식과 과도한 업무를 중단하라는 처방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1980년 6차 당대회 후 30년 만에 당 선거가 열리는 만큼 김정은의 후계 공식화 및 요직을 둘러싼 권력 암투가 정리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라면서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위원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하면서 날짜가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0-09-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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