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이 黨중앙군사위로 간 이유는?

北김정은이 黨중앙군사위로 간 이유는?

입력 2010-09-29 00:00
수정 2010-09-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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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의 고위직 개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유명무실했던 당 중앙군사위에 부위원장직을 신설,후계자 김정은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 본인이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의 ‘넘버 2’로 김정은을 지정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주는 동시에 최우선적으로 군 장악에 주력토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노동당의 중앙군사위는 원래 군사 정책을 총괄하고 군을 지휘할 뿐 아니라 군수산업 조정권까지 행사하는 핵심 기구였으나 국방위원회의 부상에 밀려 상당 기간 퇴락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김정은이 부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중앙군사위는 과거의 위상을 넘어서 장차 후계구축의 ‘사령탑’ 기능까지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의 군 관련 경력은 작년 초 후계자 내정 직부부터 국방위원회의 지도원으로 일한 것이 전부인데 이 또한 확인되지 않은 ‘설’에 불과하다.

 이런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직접 ‘명령’에 의해 ‘군 대장’ 칭호를 받은데 이어 당 중앙군사위의 부위원장에 오른 것 자체가 향후 후계체제 안정화 과정에서 군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함께 앉힌 것도 군 경험과 인맥이 부족한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토록 한 안배로 이해된다.

 당 중앙군사위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보필한 위원들의 면면도 대폭 바뀌었다.

 이번 당대표자회 직전 중앙군사위에는 김정일 위원장까지 모두 6명의 위원이 있었는데 이중 3명만 유임하고 16명이 새로 수혈돼 총원이 19명으로 보강됐다.

 구체적으로 중앙군사위는 전면에 포진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각 군 사령관 외에도 군수산업의 총괄책임자인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에 김정은이 부위원장으로 가고 그 아래 위원으로 군과 공안 분야 책임자들이 모두 들어감으로써 당 중앙군사위가 사실상 ‘후계자 기구’가 된 듯한 인상”이라면 “장차 이 기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후계구도의 안정적 토대를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당에서는 김정은의 지위가 총원 124명으로 재구성된 중앙위원회의 일개 위원에 그쳤는데,김정은 본인은 일단 군 장악에 전력하고 당은 정치국 위원으로 간 고모 김경희에게 맡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대 후반인 김정은의 나이와 일천한 경력을 감안할 때 원로들이 앉아 있는 정치국 상무위에 자리를 마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대신 중앙군사위를 통해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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