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백발노모 “내딸아~뽀뽀한번 해보자”

96세 백발노모 “내딸아~뽀뽀한번 해보자”

입력 2010-10-30 00:00
수정 2010-10-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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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차 상봉’에 나선 남북 이산가족들 가운데 최고령인 김례정(96)씨는 북한의 딸 우정혜(71)를 만나자 “너를 어떻게‥ 꿈에만 보던 너를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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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어디보자!        (금강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남측 최고령 상봉자인 김례정(96) 할머니가 북측 딸 우정혜씨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내 딸 어디보자!
(금강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남측 최고령 상봉자인 김례정(96) 할머니가 북측 딸 우정혜씨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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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뽀뽀 한번 해보자!        (금강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남측 최고령 상봉자인 김례정(96) 할머니가 북측 딸 우정혜씨와 뽀뽀를 하고 있다.
내 딸 뽀뽀 한번 해보자!
(금강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첫날인 3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남측 최고령 상봉자인 김례정(96) 할머니가 북측 딸 우정혜씨와 뽀뽀를 하고 있다.


[포토] 이산가족상봉…수십년 세월에도 ‘혈육의 정’은 온전히…

상봉 직전까지만 해도 “딸을 만나게 돼 좋기만 하다”며 연방 웃음을 보였던 김씨였지만 막상 60년 동안 헤어져 있던 딸이 눈앞에 나나타자 할 말을 잊은 채 눈물범벅인 딸의 얼굴만 어루만졌다.

딸 정혜씨는 “저는 잘 있습니다”라며 어머니를 품에 안았다가, 자기 가족사진과 훈ㆍ포장 20여 개를 꺼내 보여줬다.

어머니를 모시고 상봉장에 나온 우영식씨도 동생 정혜씨에게 “(이산가족 확인 때) 찾아줘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측 이산가족방문단의 최성익 단장은 최고령자인 김씨에게 다가와 “애국자도 큰 애국자를 두셨다. 남쪽에 돌아가서 자랑하셔도 되겠다”고 정혜씨를 칭찬했고, 주변에 있던 북한 취재진도 정혜씨의 훈장 격이 높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례정씨는 “이 아이를 만나려고 내가 지금까지 오래 살았나보다”라며 “어쨌든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화답했다.

고령인 김씨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진 상태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딸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금강산까지 먼 길을 왔다.

우원식 전 민주당 의원의 누나이기도 한 정혜씨는 6.25전쟁 당시 서울이 인민군에 점령되자, 또 다른 오빠 영식씨와 함께 할아버지가 계시던 황해도 연백으로 피신했다.

그 후 1.4후퇴 때 오빠와 남자 친척들이 ‘금방 다녀오겠다’며 정혜씨를 할아버지 댁에 남기고 떠난 뒤로 다시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남쪽 가족들은 정혜씨를 만나기 위해 15년 전부터 상봉 신청을 해놓고 애타게 기다렸지만 번번이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들은 혹시 정혜씨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봐 남들처럼 중국을 통해 생사를 알아보는 것도 포기한 채 속만 태웠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북한에서 지배인(공장 사장)으로 활동한다는 정혜씨는 고령인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리라 짐작하고 이번에 형제.자매들의 생사 확인만 의뢰했다가 뒤늦게 어머니의 생존 사실을 전해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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