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북한 사람들 이상해도 미친건 아니야”

빅터 차 “북한 사람들 이상해도 미친건 아니야”

입력 2010-12-11 00:00
수정 2010-12-1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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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한반도 긴장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10일 말했다.

 차 교수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북한에 관한 5가지 오해(Five myths about North Korea)’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 북한을 둘러싼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북한 사람들은 미쳤다

차 교수는 “북한 사람들은 이상할지 모르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라고 하면 애니메이션 영화 ‘팀 아메리카’에 등장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자신이 경험한 북한 외교관들은 현명할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산 포도주를 좋아하고 이성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임에서 잃을 게 별로 없으면 모험을 시도하는 것처럼 이른바 ‘벼랑끝 전술’은 위험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지도자 되기에는 너무 어리다

차 교수는 “김정은이 20대 중반인 것은 사실이지만 권력승계가 실패한다면 나이 때문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김일성은 36살이던 1948년 권력을 잡았고,김정일도 30대 후반에 후계자로 지명되는 등 북한에서는 40~50년을 통치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젊은 나이에 지도자를 선택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승계가 실패한다면 이는 새로운 정권이 생존을 위한 개혁을 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차 교수는 설명했다.

 ◇협상이 해결책이다

그는 또 “협상이 위기를 방지할 수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코를 막고 협상한다”는 말처럼 싫어도 협상을 하고,북한은 합의를 이끌어내 지원을 받지만 결국은 합의를 깬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협상에 나서는 것은 군사적인 대응을 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져 수십만명이 희생될 수 있고,중국 지원없이는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라고 차 교수는 말했다.

 ◇중국이 열쇠다

중국이 북한을 끌어내는데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차 교수는 분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데올로기,외교전략 등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이런 시각은 일면 타당하지만 이보다는 중국은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엄청난 피란민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누구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차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통일은 너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져왔으나 최근 들어 통일이 유일한 장기적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 등을 언급한 뒤 일본과 러시아 등도 이제는 통일보다 현재의 방식이 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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