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포츠 관심 끌기’’張숙청’ 후 매주 체육경기

北 ‘스포츠 관심 끌기’’張숙청’ 후 매주 체육경기

입력 2014-01-10 00:00
수정 2014-01-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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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주말마다 체육경기를 열면서 ‘체육 열풍’을 확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장성택 숙청으로 조성된 사회적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주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스포츠로 돌려 체제안정 유지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장성택 사형 사실이 발표된 지난달 13일 이후 주말마다 체육경기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수시로 일정을 소개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9일 그달의 주말 체육경기 일정을 모두 소개하면서 “일꾼들과 근로자들, 청소년 학생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주말마다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진행되게 되는 종목별 경기들은 우리 선수들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경기담(담력) 등을 북돋아주며 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더욱 높이고 나라의 체육을 발전시키는데 적극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달 21일 체육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선수들의 육체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온 나라에 체육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킬 목적으로 주말마다 체육경기들을 조직진행하는 것을 정례화한다”라며 “이러한 조치는 근로자들과 청소년 학생들의 열의를 고조시켜 체육강국 건설을 다그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성택 처형 후 처음으로 돌아오는 일요일이던 지난달 15일 평양체육관에서 남녀 역도 경기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남자축구(20·22일), 남녀 레슬링(22일), 여자권투(29일)가 주말마다 차례로 열렸다.

새해 들어서도 신년 연휴 뒤 첫 일요일인 오는 12일 평양체육관에서 여자 배구경기가 예정돼 있다.

축구와 권투, 레슬링, 역도는 모두 북한에서 인기 스포츠 종목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체육강국 건설’을 국가적 목표로 내걸고 체육 열기를 북돋우며 체제결속을 다지는 데 힘써 왔지만, ‘주말 경기 정례화’ 조치는 장성택 처형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권력 핵심부로 쏠리는 인민들의 불안한 시선과 관심을 스포츠로 분산시키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장성택이 국가체육지도위원장으로 체육사업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처형에도 북한의 ‘체육강국 건설’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장성택 숙청이 북한 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뜻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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