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쏜 北, 하루 만에 ‘특별 제안’…그 속내는

미사일 쏜 北, 하루 만에 ‘특별 제안’…그 속내는

입력 2014-06-30 00:00
수정 2014-06-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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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의지보다 시진핑 방한 겨냥 메시지”

북한이 동해 상으로 스커드미사일을 쏜 지 하루 만인 30일 내놓은 ‘특별제안’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 분위기에서는 느닷없어 보인다.

지난 2월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온갖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며 대결 분위기를 고취해온 북한이 ‘남조선 당국에 보내는 특별제안’은 시기와 내용 등에서 뜬금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6일과 29일 새로 개발한 ‘전술 유도탄’과 ‘전술 로켓’ 시험발사를 잇달아 단행하는 등 외형적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자는 제안을 할만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제안의 내용도 그동안 해온 주장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들이다.

북한은 이번 제안에서 ▲7·4공동성명 42주년인 내달 4일 0시부터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 중지 ▲인천 아시안게임 등 남북간 교류와 접촉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취소 ▲상호 비방 및 심리전 중단 등을 요구했다.

또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북핵포기 발언과 ‘드레스덴 선언’을 겨냥한 듯 “주장아닌 주장, 선언아닌 선언들을 전면 철회하고 동족의 이익을 침해하는 모든 공조체제를 전면 철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제안은 실제 남측의 수용을 기대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 의지보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던진 ‘메시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앞서 미사일 발사 등 강경 태도를 보이는 한편으로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는 나라가 아니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북한 특별제안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 같다”며 “북한은 자신들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고 그런 면에서 남측과 협의할 수 있다는 제안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국정원장과 국방장관 등 새 내각을 구성하는 시점에서 7·4남북공동성명 발표 시점과 맞물려 다시 한번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계기로 삼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우리 정부가 세월호 정국 수습과정에서 안보진영을 새로 구성하고 있는 타이밍에서 북한이 남한 정국을 보고 제시한 카드”라며 “마침 7·4남북공동성명 기념일이 다가오니 그 타이밍에 맞춰 제안을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으로 가득찬 제안을 다시 한번 돌발적으로 던진 배경에는 최근 남북 간에 제한적 접촉을 통해 관계개선에 대한 물밑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위가 특별제안에서 “7월부터 북남 사이에 예견되고 있는 여러가지 화해와 협력에 관한 정치실무적 일정이 여론화된다”거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해 북남 사이에 활발하게 벌어질 여러가지 교류와 접촉의 사전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라고 언급한 대목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지난 26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5차 회의가 열렸고 북한의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겨레의 숲’ 관계자들이 방북해 북측 관계자들을 만났다.

또 정부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 남북 회의와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조사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북 간의 다양한 접촉을 허비하지 않고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다시한번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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