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손님 상대로 정보 수집했었다” 해외 北식당 종업원들 증언

“한국 손님 상대로 정보 수집했었다” 해외 北식당 종업원들 증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6-04-05 23:10
수정 2016-04-0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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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찾는 한국 손님들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독자 대북 제재의 하나로 우리 국민에게 해외 북한 식당의 이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얼마 전까지 해외의 북한 식당에서 파견 일꾼으로 근무했다는 ‘J씨’의 서면 인터뷰를 보도했다. J씨는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식당 손님 60~80%가 남조선 사람”이라며 “조선 음식이 기본이고 식사비가 비싸 주재국 손님은 돈 있는 사람들만 온다. 그래서 남조선 사람들이 식당에 오지 않으면 운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접대원에게는 식당 출입 외국인, 특히 남조선 정·재계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정형(상황)이나 동향, 신원 파악 내용 등을 수집·보고할 의무가 있다”며 “보위원들이 주로 식당 인원을 감시·통제하면서 그런 활동을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J씨는 또 자신이 일했던 식당의 하루 매상은 미화 1500~2400달러(약 172만~276만원)였다며 “우리 임무는 노동당 자금 보충을 위한 외화벌이인데, 1년에 20만 달러(2억여원)를 벌어 바쳐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접대원에게는 생활비로 매달 10~15달러를 현금으로 준다”면서 “대신 (4년간의 파견 기간이 끝나) 조국에 소환될 때 현금 2000~2500달러를 준다. 귀국 이후에는 TV나 랭동기(냉장고), 세탁기도 준다”고 전했다.

J씨는 “남조선 손님은 같은 민족이고, 식당에 오는 손님이라 해서 반갑게 대해 주고 일련의 대화도 나눈다”면서도 “반목질시하는 체제 교양된 후과도 작용하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손님들을 믿을 수 없는 사람들로 본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4-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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