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7일 만에 인사 철회… 무슨 일 있었나

靑 7일 만에 인사 철회… 무슨 일 있었나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04: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천해성 비서관 전격 ‘경질’ 現 외교·안보 기조와 충돌설… 후임에 ‘강경파’ 전성훈 선임

박근혜 대통령이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의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 임명을 전격 철회했다. 대신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고 강경한 대북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전성훈(52) 통일연구원장을 안보전략비서관으로 선임했다.

이미지 확대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연합뉴스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연합뉴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통일부와의 내부 협의를 거쳐 지난 10일 천 실장의 비서관 내정을 철회하고 통일부로 돌려보냈다. 지난 3일 국가안보실 제1차장(김규현)과 함께 천 실장의 안보전략비서관 내정이 결정된 지 일주일 만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천 실장이 통일부의 필수, 핵심 요원이어서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되면 통일부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다른 사람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천 실장을 안보전략비서관으로 선임하기로 했을 당시부터 통일부 측에선 ‘난색’을 표했지만 다른 인사를 찾지 못해 천 실장을 비서관에 내정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통일부의 거듭된 요청’을 임명 철회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활 발표 이후 적임자를 물색해 온 사실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시스템이 또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현 정부 출범 초기였던 지난해 3월에도 민정·법무·사회안전·홍보기획·보건복지 등의 청와대 비서관이 내정 단계에서 바뀌는 등 한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청와대는 인사 시스템 개선을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갈등설도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 기존 외교·안보 기조와 천 실장의 ‘불일치’가 내정 철회의 배경이 됐을 것이란 얘기다. 천 실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정부 때는 NSC 정책조정실 정책담당관 등으로 청와대에서 일했으며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원칙론자라기보다는 대화론자로 분류된다.

구체적으로는 청와대와 정부가 지난 8일 고위급 접촉을 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받자마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등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전격 내정 철회 결정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논의하기 위한 3차 남북회담을 앞두고 서호 수석대표가 전격 교체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란 주장이다.

청와대의 갑작스러운 인사 번복에 대해 통일부 내부에서는 “대통령 결재가 나서 7일간 근무했는데 이게 뒤집힌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이날 저녁 “갈등설은 사실무근”이란 취지로 긴급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2-13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2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2 / 5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