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회의] 李대통령 “합의 안하면 비행기 안띄우겠다” 뼈있는 농담

[G20 재무회의] 李대통령 “합의 안하면 비행기 안띄우겠다” 뼈있는 농담

입력 2010-10-23 00:00
수정 2010-10-2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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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국 한국, 비장감 넘친 중재 리더십

이명박 대통령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경주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각국 경제수장들을 향해 강한 압박(?)과 설득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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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회의장인 경주 힐튼호텔에서 환영연설을 통해 환율갈등 해소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미래가 바로 오늘 여기 계신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면서 “이번 회의가 매우 중요하고 이번 회의에서 모든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심지어 연설 마무리에서는 “세계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합의를 이뤄달라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합의를 이루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돌아갈 때 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가동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며 압박했다. 비록 이러한 ‘협박(?)’을 접한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이번 G20 회의에서 성과를 내고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체제를 이루기 위한 이 대통령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것으로 비쳤다.

이 대통령은 경주회의에서 의제 조율을 성공시켜 우리나라가 의장국이 돼 개최하는 G20 회의를 명실상부한 국제 경제협력의 ‘프리미어 포럼’으로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각오를 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여기에 중요한 분들이 모여서 결정을 못하고 미루면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고 불안해진다.”면서 “그러면 세계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를 끼치는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대 관심사인 환율 갈등 해소를 위한 의장국 한국의 비장감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윤 장관은 공식 회의 일정까지 바꾸면서 끝장 토론을 벌이며 22일을 ‘환율 데이’로 이끌었다.

이를 위해 윤 장관은 오전부터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 연쇄 회동을 통해 환율 등에 대한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오후 3시에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는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에게 ‘니하오’를 연발하는 등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스킨십을 시도했다.

특히 윤 장관은 환율을 둘러싼 ‘끝장 토론’을 위해 공식 회의 일정도 바꿨다. 이번 회의에서 23일 논의가 예정된 제3세션(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을 22일로 앞당겨 제1세션(세계경제 동향과 전망)과 함께 묶어 토론을 이어나갔다. 이 때문에 각국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밤늦게까지 환율 갈등에 대한 해결점을 찾으며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에 앞서 윤 장관은 오전 7시 30분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과 조찬회담을 시작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오전 9시부터 윤 장관은 1시간을 할애하며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을 만나 ‘미·중 환율 마찰’을 조율했다. 호텔 1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한·미 간 면담에서 윤 장관은 “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이 11월 정상회의 이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며 미국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오찬을 마친 윤 장관은 오후 1시부터 차기 의장국 재무장관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만나 IMF 지분개혁과 세계 협력체제 구축 등을 요청했다.

경주 유영규 기자 whoam@seoul.co.kr
2010-10-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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