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병 이어 강서갑·을 등 연대론…국민의당 지도부 ‘제동’ 여부 변수
서울 강서병에서 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단일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국민의당 지도부는 여전히 후보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분열에 의한 패배’가 눈앞에 닥친 후보들은 독자적 단일화에 차례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다만 후보들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국민의당 지도부가 사실상의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어 실제 단일화가 얼마나 성사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일 전북 전주 덕진공원을 방문해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 등 한국 법조3성 동상을 둘러본 뒤 시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특히 김 후보의 경우 단일화를 할 경우 사전 협의를 해달라는 지도부의 지침과는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투표용지 인쇄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더 시간을 끌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효과가 반감돼 야권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다른 지역 후보들 역시 비슷한 처지인 만큼, 이번 합의를 시발점으로 곳곳에서 독자적 단일화가 이뤄지리라는 예측이 나온다.
당장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도 더민주 이지수 후보에게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선거운동 잠정중단이라는 ‘배수진’을 쳤다.
더민주 후보들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강서갑 더민주 금태섭 후보는 국민의당 뿐만아니라 민주당 신기남 후보 등 야권 후보들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했으며, 강서을에 출마한 더민주 진성준 후보도 이날 방화사거리에서 단일화를 촉구하는 ‘108배’를 하고 있다.
◇ 국민의당 지도부 ‘제동’ 여부 변수…후보간 논의도 험로 = 반면 다른 지역에서의 단일화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특히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는 국민의당 지도부가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에 ‘제동’을 걸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다.
일단 국민의당은 공식적으로는 “후보별 단일화를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전에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전제를 달기도 하고, 후보들의 협상 조건 등에도 개입하는 등 ‘자율’에 맡기지는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강서병 김 후보 역시 전날 한 후보와 합의를 마친 후 중앙당으로부터 협상 조건을 바꾸라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는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지하철 노원역 출근인사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노쟁들을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누가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인가를 보고 주민들께 결정하시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일화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도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개인적 후보단일화는 막지 않는다. 다만 사전에 당과 협의하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김 후보에게도 단일화 룰 등을 보고 당 차원에서의 의견을 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민주 관계자는 “자율적 단일화인데 중앙당에서 단일화 룰 등에 대해 의견을 낸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며 “사실상 단일화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 역시 이날 전주 덕진 김성주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회의를 열고 “국민의당이 싸울 대상과 연대할 대상을 거꾸로 인식하고 있다”며 후보간 연대를 막아서는 안된다고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개별 후보간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해 실제 협상이 이뤄지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 중·성동을의 경우 국민의당 후보가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압박하는데도 더민주 후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야권 관계자는 “결국은 어느 당이든 자신의 후보가 유리한 곳에서만 단일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양보를 하려는 후보가 없으니 단일화 논의도 정체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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