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참석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4.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텃밭인 광주에서 국민의당에 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번진 가운데,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일자리를 내세워 반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 및 투자 계획을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혀 실현 가능성은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광주경제 살리기’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를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승격하고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가 중앙당 추진을 약속한 공약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후보가 지역에서 내놓은 ‘3조원 투자 유치, 2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이다. 회견에는 양 후보도 참석했다.
김 대표가 더민주의 권역별 공약 중 기자회견까지 열어 발표하는 것은 광주가 처음이다.
그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투자촉진을 위한 정부 보조금 확대, 민간투자유치를 위한 각종 세제지원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하겠다”며 “광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더민주만이 할 수 있다. 작은 정당은 할 수 없다”며 더민주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사회민주화 성지 광주는 이제 경제민주화와 발전의 성지로 한발 더 나가가야 한다”며 “정작 광주가 어려울 때 정치는 광주시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문일답에서 삼성과 사전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양 후보가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아는데 양 후보 혼자 힘으로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앞으로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약으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떨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민들을 만나보니 양향자는 똑똑하지만, 더민주와 문재인 전 대표가 싫다는 얘기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야 어떻든 자식들을 잘살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발표와 관련, 삼성전자는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대해 개별 기업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이다. 구체적 추진방안과 투자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관계자는 “양 후보를 비롯한 광주지역 총선 후보, 현역 국회의원 등과 광주 생활가전 생산라인의 일부 이전 대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적은 있지만 전장사업에 대해 협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방송기자클럽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도 삼성에서 원래 광주에 백색가전 공장을 보낼 때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해서 광주로 공장이 간 것 아닌가”며 “백색가전이 해외로 철수하기 때문에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정신이 살아있다고 전제하고 우리가 노력해 광주에 그런 시설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약 발표를 놓고 일각에선 김 대표가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집단의 낙수효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각을 세워온 만큼, 선거 막바지에 대기업 일자리를 내세운 것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대표는 대기업 유치와 경제민주화가 상충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누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느냐”며 “기업이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과 경제민주화는 관계없다. 재벌이 한다는거니까 경제민주화가 그런 것(공장 짓는 것) 방해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약에 대해 국민의당도 즉각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뒷북치는 것 아닌가”라며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5공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급조된 선심성 공약 발표”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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