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커루즈야…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내 딸 커루즈야…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입력 2010-01-22 00:00
수정 2010-01-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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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어린이들과 마음으로 이어진 한국 부모 2000여명 발동동

‘커루즈에게. 지진 때문에 네 상황을 알 수 없어 답답하구나. 얼마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파. 부디 아무 탈 없어야 할 텐데…. 너를 위해 기도할게. 커루즈, 제발 무사히 있어주렴.’(광주에서 후원자 이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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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세계 각지 양부모들이 컴패션을 통해 후원해온 아이티 어린이들. 대지진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한국 등 세계 각지 양부모들이 컴패션을 통해 후원해온 아이티 어린이들. 대지진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아이티에 아들딸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사랑하는 아이들을 사지에 둔 부모의 마음은 지진 피해를 직접 겪은 사람들 못지않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21일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이현옥(38·여·광주 서구)씨처럼 아이티 어린이들과 마음으로 이어진 부모들이 2000여명 있다. 컴패션을 통해 아이티 어린이들과 1대1 후원 결연한 사람들이다. 매달 3만 5000~4만 5000원씩 후원금을 내온 이들은 지진 이후 후원 자녀들의 생존을 확인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컴패션을 통해 아이티 어린이들을 3년째 후원 중인 손정은(28·여·서울 관악구)씨는 “계속해서 후원할 수 있게 그 아이들이 제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연예계 기부천사 부부로 유명한 션(본명 노승환·38)-정혜영(37) 부부도 아이티에 메디첼(7·여), 아웬츠(5) 등 6명의 후원 자녀를 두고 있다. 이 부부는 지난 18일 아이티 구호를 위해 1억원을 기부하면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러 가고 싶은데 지금껏 생사가 확인이 안 된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컴패션에 따르면 지진 이후 아이티로 보내는 후원자들의 편지가 평소의 10배인 150여통으로 불었다. 결연 신청도 급증했다. 김현순 한국컴패션 홍보팀 대리는 “후원 자녀들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문의전화가 하루 100여통씩 걸려온다.”며 “아이티 어린이와의 결연 문의도 최근 1주일 새 80여건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컴패션은 아이티돕기 긴급 모금운동을 벌이는 한편 위기대책반을 현지에 급파해 후원 어린이 찾기, 어린이센터 복구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01-2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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