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다단계사기 조희팔 잡히나

4조원대 다단계사기 조희팔 잡히나

입력 2010-02-01 00:00
수정 2010-02-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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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다단계 사기단의 핵심 간부가 1년 3개월의 도피 생활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0일 도곡동 K병원에서 다단계 업체 ㈜리브의 경영고문인 김모(43)씨를 붙잡아 사건을 맡은 충남 서산경찰서로 신병을 인도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리브 회장인 조희팔(52)씨와 함께 의료기구 임대업과 부동산 사업을 하는 다단계 업체 10여곳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 4만~5만명을 모집, 약 4조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단은 ‘제이유 사건’ 피해액 2조 1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 관련자 300명 가운데 28명이 구속되는 등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단계 사기사건으로 주목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회장 조씨는 2008년 12월 충남 태안군 지역에서 미리 첩보를 입수한 해경의 추적을 따돌리고 소형 보트로 서해 공해상으로 나가 다른 배에 옮겨타는 수법으로 밀항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 김씨는 당시 조씨와 함께 중국으로 잠적하려고 보트를 타고 공해 진입을 시도했지만 높은 파도 때문에 실패하고 도피생활을 계속해 왔다.

김씨는 조씨가 중국으로 밀항할 당시 당국의 수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 브로커 2명에게 5억원을 맡겨, 해경과 경찰 관계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조씨의 행방을 추궁하는 한편 조씨의 밀항 과정에서 해경과 경찰 관계자를 매수해 실제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 피라미드 영업망을 운영하며 직접 투자금 2조원을 유치한 사실과 관련, 실제 피해 액수와 수법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02-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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