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법원 반응
서울중앙지법이 19일 확정·발표한 판사부서 배치에 대한 사무분담에는 최근 외부의 사법개혁 요구에 대한 법원의 고민이 담겼다. 새로운 사무분담은 최근 일련의 판결로 사회적 논란을 제공한 판결에 대한 사법부의 첫번째 조치이자 비판여론의 수렴 결과로 보인다. 형사단독판사 경력 상향 및 재정합의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이번 조치는 법원과 재판부에 대한 신뢰를 높여 개별 사건의 재판 결과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의 단서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법원은 이사중
부장판사급 이하 906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22일자로 단행된 가운데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현관에서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종이상자에 밀봉한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부장판사급 이하 906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22일자로 단행된 가운데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현관에서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종이상자에 밀봉한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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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조치에 대해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외부의 지적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면서 “한 발 물러서는 것 같지만 법원 판단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모양새지만, 쏟아지는 비판 여론에 대한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한 판결을 내리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최근 사법제도개혁특위 구성을 합의함에 따라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판사연임제도 현실화, 영장항고제 도입 등에 대해 중앙지법이 사전 방어선을 친 것으로도 읽힌다. 정치권이 주도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받거나 정파의 이해관계에 얽혀 현실성 없는 처방이 나올 우려도 적지 않은 터여서 중앙지법의 새로운 사무분담이 주목받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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