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T의 전설’,이제 당신을 보내드립니다”

“‘UDT의 전설’,이제 당신을 보내드립니다”

입력 2010-05-17 00:00
수정 2010-05-1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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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수색작업에 투입됐다 순국한 고(故) 한주호 준위에 대한 49재 및 추모의식이 17일 경남 진해와 대전 현충원에서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이날 오전 11시 진해 해군교육사령부 보국사에서 고 한 준위의 49재 및 천안함 46용사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법회를 봉행했다.

 49재와 천도법회에는 고 한 준위의 유가족을 비롯해 일부 천안함 순국자의 유족과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자광 스님,해군 주요 지휘관 및 참모,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49재는 반야심경 봉송을 시작으로 유가족의 헌화 분향,김학송 국방위원장의 조사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UDT의 전설인 한 준위는 대한민국 최고의 군인이며 이 시대 영웅으로,당신의 발자취는 남은 이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너무 사랑했던 유족과 2만7천 해군,5천만 국민 모두가 당신을 보내드린다.”며 편안한 영면을 기원했다.

 진해 해군불자 대표인 최성규 정비창장은 추도사를 통해 “조국과 국민을 위해 온 몸을 초계같이 던진 한 준위와 천안함 46용사들이 편히 잠드소서.”라며 애도했다.

 한 준위의 아들 상기씨는 인사말에서 “망망대해에 등대같았던 아버지께서 사고를 예상하시기라도 했듯이 사고 직전 전화로 ‘내가 가야한다.금방 갔다 온다.건강하게 군생활 잘하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아버지의 임종소식에 실이 끊어진 연처럼 무기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기씨는 “많은 분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힘내라고 등을 토닥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아버지께서 편히 쉬시길 기원하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꿋꿋하게 살아가겠다.”라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의식에서는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날 마산봉축위원회’(위원장 지태 스님.정법사 주지)가 올해 마산 제등행렬을 생략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 3천만원을 한 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추모사업 기금 및 천안함 46용사 추모사업 성금으로 전달했다.

 대전현충원에서는 UDT전우회 소속 회원 100여명이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고 한주호 준위가 묻힌 장교 제3묘역에서 30여분간 추모행사를 가졌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국민의례,헌화 및 묵념,추모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추모행사에는 1982년부터 2년여 동안 고인과 함께 UDT에서 근무했던 산악인 엄홍길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엄 대장은 손수 준비한 추모사에서 “경험 부족한 후배들을 걱정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바닷속으로 하루에도 몇번이나 뛰어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며 “‘조국이 있어야 우리가 있다’고 항상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당신이 이제는 더 이상 우리곁에 계시지 않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UDT전우회 심현표 인천지회장은 “UDT 대원들은 항상 유서를 남기고 작전에 투입된다.”라며 “우리는 천안함 수색 임무중에 전사한 한주호 준위가 자랑스럽다.”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한 준위가 자랑스럽고 부럽다.우리 또한 그의 정신을 이어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마친 UDT전우회는 인근 ‘천안함 46용사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하는 등 추모의 시간을 가진 뒤 해산했다.

 한편 진해에서 49재를 마친 한 준위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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