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처럼 믿었던 사람 노트에… “노인을 돈으로 보자”

딸처럼 믿었던 사람 노트에… “노인을 돈으로 보자”

입력 2010-07-19 00:00
수정 2010-07-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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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곰살맞게 다가가 안부전화를 하고 노래방에서 추억을 만들면서 평범한 홍삼 음료를 고가의 건강식품을 속여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9일 할머니 344명을 상대로 8만원짜리 홍삼음료 1상자를 ‘천삼으로 만든 흑삼 식품’이라고 속여 19만8천원에 팔아 1억5천2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올린 혐의(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위반)로 업체 대표 천모(34)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45)씨 등 업체 관계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6월11일부터 이달 초까지 피해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고,노래와 춤을 함께 즐기면서 무료 온천관광 보내주기도 하는 등 철저한 계획에 따라 할머니들의 마음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할머니들은 경찰이 단속을 나가자 “우리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왜 단속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들은 노트에 “노인을 돈으로 보자.노인을 사람으로 보지 말자”,“혼자 살고,밀리면 잘 밀리는,자식을 잘 조절 하고 돈 있는 사람을 노리자”고 기록하며 할머니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홍삼제품을 “100년 된 산삼보다 더 효능이 좋다.부기와 피로가 없어진다”며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홍보하며 할머니들을 현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처음 남구 신정동에 행사장을 차렸을 때 쌀,쇠고기,라면 등을 1천원에 제공한다는 전단을 뿌려 할머니들을 유인했고,제품을 많이 사면 황토 매트,벽걸이 TV,냉장고 등 경품을 준다며 사행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할아버지들은 출입을 통제하고 할머니들만 상대했다는 점에서 “할머니들이 정에 굶주리고 소일거리가 없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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