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문화재’ 1천200여점 감춰두다 덜미

‘사라진 문화재’ 1천200여점 감춰두다 덜미

입력 2010-07-26 00:00
수정 2010-07-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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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년 전 도난당한 고서(古書)와 서화 등을 장물업자를 통해 사들인 혐의(문화재관리법 위반)로 구모(65)씨 등 골동품 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같은 장물 업자한테서 ‘연구 목적’으로 도난 서적을 다량 구매한 혐의로 모 대학 인문학 교수 김모(47)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국의 향교와 재실,고택 30곳에서 도둑맞은 어정주서백선(御定朱書百選·유학자 주희의 서간을 조선 정조가 간추려 펴낸 책) 등 고서와 고문서,서화 등 1천200여점을 2005∼2006년 장물업자 김모(47.당시 구속)씨를 통해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씨 등은 장물업자한테서 ‘껌껌한 물건(도난품)이니 일정기간(공소시효 10년) 숨겨놔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고서 등을 구매해 보관하고 이중 일부는 개인 소장가에게 3∼12배 이윤을 남기고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수 김씨는 ‘중국학을 연구하는데 필요하다’며 영규율수(瀛奎律髓·중국 당송시대 시선집)와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典·유교 경전의 일종) 등 고서 900여권,약 4천만원 어치를 사서 소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산 작품은 국보나 보물이 아닌 비(非)지정 문화재이지만,조선 전기에 발간된 희귀 금속활자본 서적 등이 포함돼 역사적 가치가 적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문화재는 전북 고창 향교와 전남 영광 해주오씨 재실,인촌 김성수 생가 등 에서 보관돼오다 2005∼2006년 도둑맞았다.

 경찰은 2007년 7월 검거했던 골동품 절도단 피의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훔친 골동품과 작품의 처분 경로를 밝히지 못했지만,이번 수사로 뒤늦게나마 문화재를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자들은 작품의 낙관을 오려내거나 가짜 낙관을 찍는 수법 등으로 출처를 감추려고 했다.늦게나마 문화재를 발견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구씨 등이 도난 작품을 파는 데 이용한 A 문화재 경매 사이트가 무허가 서비스라는 점을 적발,이 사이트의 대표 김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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