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베트남대사, 아픈 기억 부산 ‘뜻깊은 방문’

주한 베트남대사, 아픈 기억 부산 ‘뜻깊은 방문’

입력 2010-07-31 00:00
수정 2010-07-31 23: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트란 트롱 뚜안 주한 베트남 대사가 31일 자국 여성 탓티황옥씨가 국제결혼으로 이주했다가 불과 8일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에게 피살된, 안타까운 현장 부산을 찾았다.

하계휴가를 겸하기도 했지만 지난 28일 이 사건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부산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여성들에게 베트남 전통음식을 대접한 부산대학로번영회의 박성철 회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표하고 우의를 다지기 위해서다.

뚜안 대사는 가족과 대사관 직원 등 30여명과 함께 이날 오후 9시께 박 회장이 부산 금정구 부곡동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호프인 ‘훌리 훌리’에 도착했다.

박 회장은 “이곳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에게 전통음식을 대접하는 행사는 매월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뜻하지 않은 선물을 내놓았다. 뚜안 대사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뚜안 대사는 박 회장이 “베트남 채소류를 어렵게 구하긴 했지만, 맛이 어떤지 모르겠다”라고 하자 “보기도 그렇고, 맛도 좋다”라며 밝게 화답했다.

뚜안 대사는 이어 박 회장이 “탓티황옥씨 사건은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면서 “정신병자를 제외한 대한민국 사람은 그렇지 않고, 특히 부산 사람은 나쁘지 않다”라고 유감을 표시하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건배를 제의했다.

두 사람은 맥주를 서로 따라주면서 부산경호고 호텔조리과 학생 3명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베트남 전통음식을 나눠 먹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뚜안 대사 일행은 부산에서 1박한 뒤 8월1일 오전 범어사와 산성마을 등을 둘러보고 상경할 예정이다.

앞서 주한 베트남 대사관 측은 최근 부산대학로번영회가 베트남 이주여성들을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비공식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고, 부산방문 일정을 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