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직무수행…임기는 대법판결에 달려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를 확정판결 전에 정지시키는 지방자치법 조항이 헌법불합치로 결정남에 따라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직무정지 두달 만에 공식 업무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그는 대법원에 계류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2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돼 당분간은 ‘불안정한 강원도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지사의 정치 활동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2008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여부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검찰의 정·관계 로비 수사로 확대되면서 이 지사가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이 드러난 것이 바로 그때였다.

　박 전 회장은 2008년 12월 구속됐고,이 지사는 박 전 회장 등 지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초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결국 이 지사는 지난해 3월21일 당시 민주당 의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데 이어 26일 구속되면서 ‘영어의 몸’이 됐다.

　그에게는 2004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돈에게서 1천만원을 받고 2004∼2008년 박연차 전 회장에게서 미화 12만달러와 2천만원을,2006년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한테서 미화 2만달러를 각각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이 지사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1억4천814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인 6월11일 열린 2심에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추징금 1억1천417만원을 선고받아 직무가 정지됐다.

　지방자치법 제111조는 도지사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부지사가 권한을 대행토록 규정한데 따른 것이었다.

　결국 이 지사는 7월1일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되고 강기창 강원도 행정부지사가 권한대행 체제로 도정을 이끌게 되자 7월6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 지사는 문제의 지방자치법 조항에 대해 “선거를 통해 형성된 주권자의 의사와 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민주적 정당성을 너무 가벼이 여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어 7월20일에는 도지사의 직무 수행을 제한한 지방자치법의 효력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내는 등 강원도지사 업무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는 헌재의 결정으로 일단 직무정지 상태에서 풀려나 도지사의 직무를 수행하게 됐지만,‘강원도백 이광재’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가 대법원에서도 유죄로 인정돼 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되면 도지사직을 영영 잃게 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