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가 휩쓴 안산 대부도 섬마을

태풍 ‘곤파스’가 휩쓴 안산 대부도 섬마을

입력 2010-09-03 00:00
수정 2010-09-0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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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곤파스’가 2일 오전 경기 서해안을 강타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안산 대부도 섬 마을.

 대부도는 맛과 당도가 뛰어나 국내는 물론 해외로 수출하는 ‘대부포도’로 잘 알려진 이 마을은 방조제 길을 따라 육지로 오갈 수 있어 엄밀히 따지면 섬은 아니다.

 태풍이 강타한 지 하루가 지난 3일 오전,전날 곤파스가 몰고 온 강풍 탓에 포도밭은 ‘쑥대밭’이 돼 있었다.

 주민들은 동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전날 섬 대부분에 끊겼던 전기.통신 등 파손된 시설물을 복구하느라 손놀림이 분주했다.

 주요 도로 등은 전날 대부분 응급 복구가 이뤄졌지만 마을 진입로와 외딴 산길에는 뿌리 채 뽑혀 흉물스런 나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박광식 대부동장은 “오늘 아침까지 태풍으로 끊긴 전기.통신선이 복구되지 않고 있고 피해 복구 작업 때문에 행정 업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동 15통 마을에서 4천900여㎡ 밭에 포도 농사를 짓는 이성영 씨는 엉망이 된 자신의 포도밭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강풍으로 포도재배 하우스의 비닐이 날아가 하우스 뼈대만 앙상히 남았고 포도나무 잎은 온통 찢기는 피해를 업었다.

 바닥 여기저기에 떨어져 ‘속살’을 드러낸 포도 알은 허탈한 농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은한 포도향만 내뿜고 있었다.

 이씨는 “작년에 5㎏짜리 2천500 박스를 수확했는데 올해는 절반이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부도 1천여가구(600㏊) 포도농가도 사정은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씨는 시설 피해액까지 합하면 3천만원 가량 손해가 날 것 같다고 했다.

 70여가구가 사는 중부흥마을(12통) 일부 주민들은 섬에 부는 강한 바람을 피하려고 집 뒤에 심어 놓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지면서 집을 덮치는 바람에 집에 들어가기도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길이 치워져) 굴착기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전날 복구됐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한 집에 인부들이 전기톱으로 가지치기 작업을 해야 겨우 집안 왕래가 가능할 만큼 복구가 된다”고 했다.

 전날 새벽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으로 종일 정전되고 휴대전화까지 불통된 탓에 대부도의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동사무소로 찾아와 신고해 2일까지 파악된 피해규모는 축사.상가건물 파손 24건,주택가 나무 전도 17건,버스정류장 가드레일 파손 등 4건,가로수 파손 15건 등이다.

 주민들은 “시설물 복구부터 한 다음에 피해 규모를 파악해봐야 한다”며 “이번처럼 강한 바람이 마을에 불어 닥친 건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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