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내부제보…태광그룹 수사 ‘가속도’

잇따른 내부제보…태광그룹 수사 ‘가속도’

입력 2010-10-16 00:00
수정 2010-10-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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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난 그룹 전·현직 임직원이 내부고발자로 나서면서 검찰이 이번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과 관련 자료를 이미 상당수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을 검찰에 제보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이 회장에 의해 경영진에서 밀려나거나 해고된 전·현직 임직원들이 그룹 내부 자료를 빼돌려 보관해 온 것으로 안다”며 “그들로부터 모아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아직 공개하지 않은 히든카드가 있다”며 “그룹 측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내용”이라고 덧붙여 더 큰 파장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자신에 대해 “지난 2002년 태광그룹 자문위원으로 영입돼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했지만 이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계열사 사장 등과 함께 그룹 운영 방안을 논의한 게 빌미가 돼 해고됐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은 창업주인 이임용 선대 회장 라인인 이른바 ‘개국 공신 세력’과 젊은 ‘신진 세력’ 사이에 알력 다툼이 있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쓴소리’ 한 젊은 임원들은 이 회장에 의해 밀려났고, 이 회장의 이른바 ‘그룹 사유화’를 옹호했던 선대 회장 측근들이 내부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토사구팽 당한 누군가가 태광그룹의 미스터리를 검찰이 파헤치도록 도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인지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태광그룹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다음날 그룹 핵심 관계자 4명을 불러 조사를 마칠 정도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의혹의 핵심인물인 이 회장이 지난 15일 밤 11시쯤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는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태광그룹과 비자금을 관리해 온 의심을 받고 있는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 임직원의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기 직전인 지난 11일 출국해 네팔에 머물러왔다.

 검찰이 사실상 ’족집게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도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이 회장을 포함한 핵심 임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태광그룹이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을 이용해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과 케이블 방송 사업을 확장을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한 의혹, 계열사 자산을 활용해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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