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살인사건 한지수씨 수감서 무죄선고까지

온두라스 살인사건 한지수씨 수감서 무죄선고까지

입력 2010-10-17 00:00
수정 2010-10-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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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에서 발생한 살인혐의로 체포돼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한국인 한지수(27.여)씨가 17일(이하 한국시간) 무죄선고를 받기까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외교적 노력이 전개됐다.

 한씨는 지난 16∼17일 열린 1심재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으며 공식 판결은 오는 11월5일에 나올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7일 “공식판결 후 20일 이내에 검찰 항소 여부는 결정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검찰이 항소할만한 근거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식판결에서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한씨가 올해안에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 2008년 8월 스킨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려고 온두라스에 머물던 중 로아탄섬에서 발생한 네덜란드 여성 살인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8월 이집트에서 체포됐다.

 그해 12월 가석방된 한씨는 지금까지 온두라스 산 페드로 술라의 한인교회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그러나 한씨의 무죄 호소에도 불구하고 온두라스 당국의 수사과정이나 재판과정이 한씨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었고,이 과정에서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이슈가 됐다.

 이에 언론의 추적보도와 함께 정치권까지 나서서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자,정부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팀을 현지에 보내는 등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다.

 온두라스 정부가 지난 9월6일 예비심리에서 본심재판을 관할하는 법원으로 이첩한 뒤 이례적으로 1개월만에 신속히 1심재판을 진행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적극적 대응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온두라스 검찰이 처음부터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정부로서 외교적 채널을 동원하 공정한 절차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해왔던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1심 재판에 외교부 본부 직원 2명과 주온두라스 대사관 직원 2명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 등을 보내 한씨와 한씨 변호인의 재판 준비를 도왔다.

 지난 12월에도 방문한 바 있는 국과수팀은 이번 재판에서 현지 검찰의 부검 결과의 부적절성을 현지 전문가들과 관계당국에 지적한 점이 무죄판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원종온 주 온두라스 대사의 노력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남미통’으로 알려진 원종온 주 온두라스 대사는 한씨 사건의 해결을 위해 사건 관계자들을 직접 수소문하고 다녔으며,지난달에는 한씨를 직접 만나 그를 위로하고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지난 6월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씨 사건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국관계에 한씨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온두라스 정부 역시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첼 이데아께스 바라다트 주한 온두라스 대사는 지난 9월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온두라스는 한씨 사건을 양국 관계의 가장 주요한 사안 중 하나로 여기고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이에 앞서 같은달 6일 직접 한씨의 가족과 변호사를 만나기도 했다.

 온라인상의 관심도 뜨거웠다.트위터 이용자들을 비롯해 2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다음카페 ‘only for 한지수’(cafe.daum.net/onlyforhan) 회원들은 꾸준히 한씨 관련 소식을 올리고 한씨 후원 카페와 바자회 등을 여는 등 한씨의 무죄석방을 위해 노력해왔다.

 일련의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정부가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자국민 보호를 위한 노력을 전개했어야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누리꾼들이 이 사건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 역시 정부의 늑장 때문이었다.정부는 국민들 여론과 언론보도,정치권 요구 등을 의식해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온라인 상에는 “한씨처럼 해외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 일단 인터넷에 호소해서 언론기사가 나오도록 유도하라”는 말이 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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