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문학교실’ 늦깎이 학생들 첫 작품집 펴내
![기혜선씨](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12/31/SSI_2010123101414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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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혜선씨
초등학생 학부모인 기씨는 올 초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시작한 ‘학부모 문학교실’ 1기생 출신으로 지난 29일 오후 사당동 연수원에서 열린 ‘문학의 밤’에서 대표 낭독자로 뽑혔다.
시와 소설, 영문학 등 3개 강좌가 운영되는 학부모 문학교실에는 소싯적 문학소녀·소년의 꿈을 잊지 않고 살아온 늦깎이 학생 50여명이 구슬땀을 흘려 가며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다.
매월 두 차례씩 열리는 강좌에 참가한 학생들은 현직 소설가와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춘천행 기차에 훌쩍 올라 김유정의 자취를 찾아 떠나기도 했다. 결국 한 학기 만에 창작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당당히 첫 작품집 ‘겨울국화(冬菊)’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서울시교육연수원 오대석(6 0) 원장의 지원이 컸다.
문단에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한 오 원장은 교편을 잡고 있던 2003년부터 문학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모아 직접 소설 창작을 가르쳤다. 실제 제자들 중 상당수가 시인이나 소설가로 등단했는가 하면 대학 문예창작과나 국문과로 진학해 각자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오 원장은 “지금까지 해오던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를 상대로 문학 창작 수업을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걱정도 많았지만, 늦게 시작한 문학의 꿈인 만큼 각오만은 남다를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남들보다 늦게 피지만 추운 겨울을 이기고 밝은 색과 향기를 피우는 ‘겨울국화’를 첫 문집 제목으로 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12-3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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