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순경 출신이라 사회 약자 어려움 잘 이해”

“女순경 출신이라 사회 약자 어려움 잘 이해”

입력 2014-01-11 00:00
수정 2014-01-1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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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여성경무관 김해경씨

“현장 근무를 오래해 사회 약자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김해경(55) 경찰청 보안1과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인 데다 경찰 계급상 가장 낮은 순경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민원인이나 부하 직원이 마음을 쉽게 연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발표된 경무관 승진 내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80년 순경 공채로 경찰이 된 지 34년 만의 일이다. 여성 경무관은 이금형(56) 부산경찰청장 등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경무관은 군 장성, 기업 임원과 같이 ‘별’을 단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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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경씨
김해경씨
그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지만 화려한 경력으로 이력서를 채웠다. 1984~1991년 청와대 경호실 소속으로 영부인 경호를 맡았고 1999~2003년 서울경찰청 여경기동대 초대 대장으로 집회 현장을 누볐다. 비무장 여경들이 폴리스라인(질서유지선)을 만든다고 해서 ‘립스틱 라인’으로 불렸다. 그는 “여경의 현장 배치로 경찰과 시위대가 최루탄과 화염병을 내려놓고 평화적으로 시위하게 됐다”면서 “가장 뿌듯한 기억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최초의 ‘부부 총경’으로도 유명하다. 남편은 현재섭(52·경찰대 1기) 경기 남양주 경찰서장이다. 1992년 경찰청 정보국에서 부하와 상관으로 인연을 맺어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20여년의 결혼 생활 동안 17년을 떨어져 지냈다”면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 2학년인 딸과 아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범행을 저질렀거나 범죄의 표적이 된 아동·청소년을 만날 때면 늘 친엄마처럼 아이를 대했다. 여성·청소년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비결이다. 20011~13년 강동서장 시절에는 의경들과 밥을 함께 먹으며 소통한 끝에 구타 사고를 없애 치안성과평가에서 전국 1등을 했다.

그는 “성공한 여경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똑같이 평가받고 싶다”면서 “일만큼 가정생활도 훌륭하게 해낸 선배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4-01-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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