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65)씨가 19년 전 발매된 첫 앨범이 무단 복제·판매되고 있다며 음반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홍이표 부장판사)는 장씨가 “음반의 복제·배포 행위를 중지하고 배상금 5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전 예원레코드사 대표 이모(70)씨와 음반제작사 예전미디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장씨는 이씨와 예전미디어가 자신의 앨범 ‘하늘 가는 길’에 대한 저작인접권(저작물을 일반인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자에게 부여한 권리)을 가지지 않은 안모 프로듀서와 계약을 체결, 음반을 무단으로 찍어내 판매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장씨는 1994년 11월 안씨와 2년 전속계약을 맺고 이듬해 이 앨범을 발표했다. 안씨는 이씨가 대표로 있는 예원레코드사를 통해 앨범을 찍어낸 데 이어 2001년 예전미디어와 계약을 체결하고 음반의 제조·판매권을 넘겼다.

하지만 장씨는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작사·작곡하고 제작과정을 총지휘한 자신에게 제작자로서의 저작인접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전속계약이 만료된 1996년 12월 이후 안씨와의 계약을 통해 앨범을 찍어 판매한 이씨와 예전미디어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저작인접권자로서 음반제작자는 물리적인 녹음행위에 종사한 사람이 아니라 제작 당시 곡 녹음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 사람”이라며 “모든 제작비용을 부담한 안씨에게 저작인접권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1998년 안씨·이씨 등과 1집을 제외한 음반에 대한 권리 소멸에 대해서만 합의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이 장씨에게 양도됐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장씨는 또 자신의 저작재산권을 신탁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서도 5천만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재판부는 같은 취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