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선명령만 내렸어도 구출 가능성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 방송은 안 나와요.”지난 16일 오전 10시 17분 세월호에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이 이같이 보낸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인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남 목포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해경이 당시 구조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28일 뒤늦게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경비정이 크게 기울어진 세월호에 다가가고 있으나 선내에서 기다리라는 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아무도 밖에 나와 있지 않은 모습이 담겨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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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배 안에 가둬두고 비열한 선장은 살려고 몸부림쳤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전남 목포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해경이 당시 구조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28일 뒤늦게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선장 이준석씨가 승객들을 버려둔 채 팬티 차림으로 다급하게 세월호를 탈출해 해경들의 구조를 받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청 제공
해경 구조정이 도착한 오전 9시 30분쯤보다 47분이 지난 시점이며 객실과 갑판 등이 완전히 침몰한 10시 30분쯤보다는 13분 정도 앞선 시간이다. 따라서 퇴선 명령이 제대로 내려졌다면 해당 학생이 생존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선장 등 주요 승무원들은 해경 구조정이 도착하고 9분 뒤인 9시 39분쯤 승객들을 버린 채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해경 구명정이 도착한지 한시간 뒤, 이 학생이 카톡을 보낸지 13분 뒤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했다. 따라서 선장 등 승무원과 해경 등이 사고 대처에 적극적이었다면 실종자 수를 훨씬 줄일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수사본부는 해당 메시지가 단원고 학생의 것은 맞지만 그의 생존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그 시간 선실에 있었다면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최초 신고 접수는 오전 8시 52분이었다.
한편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100t급)은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는 등 당시 선내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구조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승객 탈출 경고 방송을 수차례 했지만 당시 공중을 선회 중이었던 헬기의 소음 등 외부 환경 때문에 방송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123정 정장 김경일 경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도착과 동시에 단정을 내렸고 함내 방송 장비로 수차례 방송했다”면서 “배 안으로 들어가 선내 방송으로 퇴선 명령을 시도했으나 선체가 이미 많이 기울어 조타실로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4-04-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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