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조문객들 울린 저금통·편지 한통

분향소 조문객들 울린 저금통·편지 한통

입력 2014-05-01 00:00
수정 2014-05-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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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해 줘야 하는데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단원고 학생들과 희생자 여러분, 정말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충북도청에 마련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제단에 누군가가 놓고간 애절한 심경이 담긴 편지와 저금통이 조문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조문객이 놓고 간 곰 모양의 저금통에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노란 리본이 매어져 있다. 그 옆에 놓인 편지지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애도하며 어른인 자신을 자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주도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선박은 제주도가 아닌 진도에서 항해를 멈추고, (학생들은) 흘러나온 방송을 듣고 선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죠. 못난 어른들 때문에…”

”친구들이 떠나면 안 되는 길인데 그 길을 떠나고 있네요. 어른이어서 미안하고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이 조문객은 즐거운 수학여행을 꿈꾸며 배를 탄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즐거워하던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쓴 이 편지를 보는 조문객들은 잠시 멈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 조문객은 “부디 아픔과 사고와 거짓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고, 못 나눈 우정을 나누면서 가족처럼 지내면서 행복하길 빌어요”라고 마무리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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