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저분들의 고통을 알기에…”

<세월호참사> “저분들의 고통을 알기에…”

입력 2014-05-03 00:00
수정 2014-05-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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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캠프 참사’ 유가족…진도 실종자 가족 위로

“내 아이 보낸 지 10개월째,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심정…. 저분들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왔습니다.”

지난해 7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로 모두 5명의 자녀를 잃은 공주 사대부고 학부모 8명이 3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아직도 찬 바닷물 속에 자식, 남편, 가족들을 두고 있는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한걸음에 왔다.

지난해 고등학교 2학년 다니던 아들을 가슴에 묻은 강모(44·여)씨는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파 ‘이 바다에 와서 빠져 죽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며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단원고 아이들이 ‘내 아들과 같은 나이’라서 더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강 씨는 “저희는 그래도 아이들 시신을 찾았는데 지금 여기 남아계신 분들은…”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강 씨는 시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하나가 없는 정부의 안전사고 대책과 대응 방식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지난해 태안 사고 당시 학부모들이 요구한 것은 ‘업주처벌’과 ‘재발방지’였다.

1심에서 금고 1∼2년을 선고받은 캠프 운영업체 관련자들은 모두 항소했고,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는 사고는 이렇게 또 반복됐다며 탄식했다.

”우리 엄마에게 답은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밖에 없는데 지금 그게 안 되잖아요”라고 반문한 강씨는 “다시는 같은 사고가 없게 해줘야 하는데 왜 그걸 못해주나요”며 비통해했다.

강씨는 “정부가 정말 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면서 “지금 제 몸 하나 추스르기 어려운 이분들이 호소하고 요구하지 않아도 정부가 알아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번 연휴 기간 팽목항과 체육관을 오가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며 봉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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