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민변 “해경에도 살인죄·살인미수죄 적용 가능”

<세월호참사> 민변 “해경에도 살인죄·살인미수죄 적용 가능”

입력 2014-05-29 00:00
수정 2014-05-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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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 유씨 일가 등에 지나치게 집중”… ‘성역없는 조사’ 강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이하 ‘민변’)는 29일 해양경찰청 등 감독기관에도 살인죄와 살인미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날 안산시 단원고 초지동 화랑유원지내 정부 공식합동분향소옆 프레스센터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7대 과제 중간검토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선장과 선원뿐 아니라 정부와 해경 등 감독기관에 대해서도 ‘성역없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변은 해경이 직무를 집행하며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점이 인정된다며 국가배상책임, 국가공무원법위반, 직무유기죄,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과 함께 살인죄, 살인미수죄가 성립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손명호 특별위원은 “해경은 세월호 출항직전 저시정주의보(시정거리 500m 이하일때 발령되는 경보)가 내려졌음에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허용된 화물량의 두 배 이상인 2천142t이 세월호에 선적됐음에도 과적 점검을 하지 않은 등 부실한 선박출항 통제와 선박과적 관리감독 위반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경은 사고발생 이후 수난구호 의무에 있음에도 불구,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고의 내지 미필적으로 구조를 하지 않아 살인에 이르게 한 책임이 인정되며 대법원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도 살인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현재 세월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선장과 선원, 유병언 일가 등에 지나치게 집중돼있다며 해체된 해경을 포함해 해운조합, 한국선급 등 안전·관리·감독 관련 모든 대상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정부 또한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국가는 재해예방 및 국민보호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여객선 안전검사 기준과 관련 규제를 완화한 정부가 이해관계자들과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는 없었는지 여부도 조사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권영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민변의 진상규명 활동은 이번 검찰의 세월호 수사가 지엽적인 것만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며 “가해자 한두명이 아니라 전체적인 영역에서 조사가 이뤄져야만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성역없는 조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우리사회는 국가 안전의 영역을 민간으로 너무 많이 떠밀어 놓은 상태”라며 “민간의 1순위는 이윤추구일 수 밖에 없고, 결코 민간이 국가 안전을 책임질 수는 없다”고도 했다.

민변은 이외에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 원인과 직접적 원인, 구조과정, 정부대응, 수사과정 등 5가지 주제에 관해 적용가능한 법리 조항들을 살피며 향후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등에서 참고될 만한 사항들을 제시했다.

민변은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정한 5가지 주제와 17대 과제에 맞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진상 조사가 최종 마무리되는 대로 국정조사 자료로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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