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에게 대학 수학 가르치는 학원

중학생에게 대학 수학 가르치는 학원

입력 2014-07-08 00:00
수정 2014-07-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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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교육 금지법’ 시행 앞두고도 13곳 “영재고 프로그램” 홍보 여전

사교육을 부추기는 학교 선행교육을 금지하는 ‘선행교육 금지법’이 9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중대형 학원들이 평균 4년의 선행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림피아드 대회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중학생에게 대학교 정수론을 가르치는 곳도 있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올해 사교육 과열지구 13개 중·대형 학원들의 선행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학·과학 과목에서 평균 4.0년가량 선행교육을 하고 있었다고 7일 밝혔다. 2012년 조사에서 평균 3.8년, 지난해 조사에서 3.8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제가 강해진 상황에서 오히려 선행교육 정도가 심해진 것이다. 선행 정도가 증가한 곳은 4군데, 지난해와 같은 곳이 2군데였다.

조사 결과 과도한 선행교육은 영재학교, 과학고, 의대 입시 등의 간판을 내걸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강서청산학원의 경우 중학교 1학년생에게 대학교 2학년 정수론을 강의하면서 이를 ‘영재고, 과학고반 프로그램’으로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미래탐구 역시 ‘영재고, 과학고 입상 목표 최상위 심화 경시 프로그램’에서 초등학교 4~5학년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강의했다. 대치 엠솔학원은 중1을 대상으로 의대반을 운영하기도 했다. 플라즈마(최대 6년 선행), 청어람수학원(최대 4년 선행), CMS(최대 4년 선행) 등 중대형 학원 대부분 선행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걱정 측은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 영재학교나 과학고 입시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선행교육”이라며 “강의는 당장 중단돼야 하고, 이 같은 홍보를 일삼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므로 규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또 “9월에 시행되는 선행교육 규제법은 학교의 선행교육 프로그램을 규제할 뿐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 상품은 제외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07-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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