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하네스 모슬러 교수 …父는 한국 노동운동 연구한 석학 홀거 하이데
이름 강미노(江美努). 좋아하는 음식은 청국장. 관심 분야는 한국 정치.![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하네스 벤야민 모슬러(38) 조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7/13/SSI_20140713165045_O2.jpg)
![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하네스 벤야민 모슬러(38) 조교수](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7/13/SSI_20140713165045.jpg)
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하네스 벤야민 모슬러(38) 조교수
외모는 분명히 서양인이지만, 모슬러 교수와 처음 대화하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 일쑤다.
억양부터 발음, 구사하는 어휘까지 영락없는 한국인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94년 홀로 6주간 한국에서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후 독일 훔볼트대에서 문화학·한국학으로 학·석사학위를 받고 2011년에는 서울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과 연을 맺게 된 지 올해로 20년째인 그는 최근 이화여대 주최로 열린 ‘제13회 한·독 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모슬러 교수는 13일 “한국을 첫 아시아 지역 여행지로 결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한국의 계절과 음식, 경치에 완전히 중독됐다”라며 웃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한국 사람들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 사람들의 정(情)이요. 독일에도 비슷한 감정이 있긴 하지만, 유독 ‘짙은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한국뿐인 것 같습니다.”
한글 이름까지 지을 정도로 한국에 애착을 갖게 된 것은 부친이자 세계적 석학인 홀거 하이데(74) 전 독일 브레맨대 경제학 교수의 영향도 있었다.
하이데 교수는 일찍이 한국 등 동아시아 노동운동에 대해 연구했으며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한국인 제자를 여럿 배출했다. 어렸을 적 처음 입은 태권도복도 아버지에게 선물 받았다.
흔히 남북한 통일이 거론될 때 독일 사례가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당시 독일은 통일에 대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한국에서는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퍼붓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 그것이 대북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남한 내부의 심각한 이른바 ‘남남갈등’ 역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북한만 잘못됐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남한 내부의 갈등이 분단 극복에 결정적인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아버지와는 또 다른 분야에서 한국 연구에 전념하는 모슬러 교수는 한국을 ‘진하게’ 연구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
그는 “독일에서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 기반이 부족해 한국의 정치·사회 현상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다”며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독일 내 한국 정치 연구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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