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기소로 일단락…향후 수사·재판 전망은

김형식 기소로 일단락…향후 수사·재판 전망은

입력 2014-07-22 00:00
수정 2014-07-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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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살인교사 사건을 조사하면서 송씨 가족으로부터 김 의원과의 금전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부를 제출받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외에도 송씨로부터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기록된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려 파문이 일었다.

송씨 장부에는 현직 국회의원과 검사를 비롯해 전·현직 시·구의원, 검찰·경찰·법원·세무·소방 공무원 등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다수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현직 검사의 경우는 김 의원 다음으로 건네진 돈의 금액이 큰 것으로 파악돼 대검찰청 감찰본부에서 별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장부에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인사에 대해서는 액수나 용도, 직책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위법사항이나 대가성 여부를 수사할지, 아니면 해당 기관에서 사실 관계만 확인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비 의혹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관정)는 장부에 오른 인물들이 실제 송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계좌 추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이들이 받았다고 적시된 금액이 크지 않고 당사자들이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데다 현찰로 돈이 오갔을 가능성이 커 혐의와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은 만큼 로비 의혹 수사가 어느 정도까지 성과를 낼지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울러 검찰은 송씨 아들이 장부를 훼손한 사실을 파악하고 아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아들을 피의자로 형사입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 아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고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장부를 훼손한 정황이 드러나면 정·관계 로비 은폐 의혹으로 수사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훼손 책임 묻겠다” 검·경 갈등 이어지나 = 경찰은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송씨 아들로부터 장부를 임의제출받았지만 증거물로 압수하지는 않았다.

살인교사 사건 수사에 필요한 부분은 다 발췌했기 때문에 장부 전체가 주요 증거물은 아니었고, 송씨 가족이 장부 원본 제출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결국 이 과정에서 송씨 아들이 장부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로서는 주요 증거물을 제때 압수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경찰은 또 훼손되기 전 장부 복사본을 가지고 있었지만 검찰에는 없다고 끝까지 발뺌하다가 송씨 가족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뒤에야 이를 넘겨주기도 했다.

검찰은 살인교사 사건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경찰이 장부 원본을 확보하지 않고 복사본의 존재도 숨긴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내부에서 이번 사안이 중대하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경찰관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건이 새로운 검·경 갈등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한 셈이다.

◇김형식 향후 재판 절차는 = 검찰로부터 공소장을 접수한 법원은 이르면 이날 오후 해당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하게 된다.

살인죄와 살인교사죄는 단기 5년 이상으로 형량이 규정돼 있기 때문에 합의부에 배당된다.

김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사기관의 표적·함정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반인 배심원단에게 결백함을 호소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팽씨는 변호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일반 재판을 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조항에 따르면 공범 관계인 두 피고인이 재판을 동시에 받을 경우 어느 한 명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으면 법원이 한쪽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배제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의원과 팽씨가 따로 재판을 받을 경우 김 의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팽씨는 일반 재판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향후 재판에서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팽씨의 진술 외에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확고한 물증이 부족해 보이는 상황이어서 공판은 초반부터 뜨거운 공방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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