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차벽은 일종의 폴리스라인…최소화하겠다”

경찰청장 “차벽은 일종의 폴리스라인…최소화하겠다”

입력 2014-09-01 00:00
수정 2014-09-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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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광화문광장 등지에 차벽을 세운 것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된 가운데 강신명 경찰청장은 1일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최소화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2009년 6월 경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에워싼 데 대해 “시민의 행동자유권을 침해했다”며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최근 경찰이 여전히 차벽으로 집회 장소를 막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강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차벽은 폴리스라인의 일종인데,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폴리스라인을 운용하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의 결정을 잘 알고 있다”며 “헌재에서 정한 요건을 준수해서 시민이 불편하지 않고, 집회 시위하는 분들도 불편을 당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청장은 차벽을 완전히 철수시킬 의사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차로 폴리스라인을 형성하는 것은 집회 시위 참가자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집회나 시위를 관리할 때 ‘비접촉’이 중요한 방법이며, 지금까지는 그럴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청운동 주민센터 앞을 차벽으로 둘러싸는 것에 대해 강 청장은 “유가족들의 의사를 전달받고 낮에는 차벽을 치웠으며, 밤에는 유가족 중에서도 ‘주변에 차가 지나다니고 취객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유가족 대기 장소와 일반시민 통로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서 차벽을 세운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차벽 설치는 다른 수단으로 도저히 안될 때 해야 하며, 그렇다 하더라도 통행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헌재 판결이 이미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이 차벽을 친 것은 집회 참가자들의 이동 동선을 아예 봉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이는 경찰이 위헌임을 알면서도 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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