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이상민 의원 지적…”일선 법원 인지 관리 철저히 해야”
대법원이 지난 1일부터 인지대(소송을 제기할 때 내는 일종의 수수료)를 대폭 올려 추정수입이 300억원 증가하는 반면에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국민의 사법 접근권은 약화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민사·행정·특허 소송 등에 대한 인지대를 인상하는 내용의 개정 ‘민사소송 등 인지 규칙’을 지난 1일 시행했다.
규칙에 따르면 소송가액(소가) 계산이 가능한 토지나 건물과 관련된 민사소송의 경우 인지대 산출을 위한 시가표준액 적용 계수는 0.3에서 0.5로 증가했다.
재산권 관련 소송이 아니라서 소가의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 인지대 산정을 위한 임의로 정하는 시가표준액은 2천만100원에서 5천만원으로 늘었다.
실제 소송별로 적용해 보면 개별공시지가가 1억원인 아파트의 소유권을 이전하기 위한 등기 소송의 인지대는 기존 14만원에서 23만원으로 늘고, 운전면허를 취소한 당국의 처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의 인지대는 9만5천원에서 23만원으로 뛴 셈이다.
특허 소송의 인지대도 기존 23만원에서 45만5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른 대법원의 연간 인지대 수입 증가액은 300억원이다. 지난해 총수입이 2천980억원이었음을 감안해 산정한 액수다.
하지만 인지대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010년 11월∼2011년 3월 대법원 감사 결과 2억1천600만원 상당이 법원 직원 등에 의해 불법 유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의원은 “인지대 인상으로 소송에 대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은 가중되고, 사법 접근권은 약화될 우려가 있다. 규칙의 개정과 시행에 앞서 충분한 사전조사 등이 필요했다”며 규칙 개정을 추진한 대법원의 여론 수렴 절차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지대는 궁극적으로 전액 국고로 귀속되기에 준조세 성격이 강하다”며 “법원은 인지대 횡령 및 인지 훼손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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