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승무원 “해경 강압적 조사에 진술 거부했다”

세월호 여승무원 “해경 강압적 조사에 진술 거부했다”

입력 2014-10-07 00:00
수정 2014-10-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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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유족 ‘분통’

세월호 여성 승무원이 해경의 강압적 조사에 진술을 거부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7일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했다.

박씨는 사고 당시 당직 사관으로 조타를 지휘했다.

박씨는 “경찰(해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경위를 말해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을 받고 대답을 머뭇거렸다.

재판장이 “변호사가 구체적인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자”고 제안하자 변호사는 “묻지 않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지만 박씨는 “대답할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씨는 “갑자기 경찰관(해양경찰관) 두 명이 들어와 큰 소리로 질문을 해서 ‘변침했다’고 하니까 거짓말 말라면서 동영상을 다 확보했다고 말했다”며 “변침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로가 ‘제주로 가는 길이었다’고 말했더니 해경이 ‘그 길은 중국 가는 길’이라고 계속 뭐라하는(우기는) 등 당시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경찰관 말이 맞다고 해야 나갈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도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서 나중에 변호사에게 말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사고 후 기소 때까지 해경에서 7회, 검찰에서 12회, 해양심판원, 전문가 조사 등 30회 가까운 조사를 받지 않았느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박씨는 “너무 많이 받아서 몇번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씨는 이어서 가정 환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울음을 터뜨려 재판장의 지시로 잠시 안정을 취했다.

박씨는 사고 전후 승무원들의 대처와 관련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을 방청한 유가족은 “(승객들이) 다 죽었다. 모르겠다고 하면 되느냐”, “진실을 말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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