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주례 달인’ 최대열씨, 최다 주례로 기네스북 등재 ‘2014 중구 기네스’에 뽑혀
“2~3년 전부터는 아예 무료 주례만 서지요. 신랑·신부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 신혼여행 다녀와서 건네는 안부전화가 보람입니다. 주례대 앞에 설 수 있을 때까지 무료 주례 봉사를 계속하려고요.”최대열(오른쪽)씨가 지난달 30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 중구 구민의 날 행사에서 ‘2014 중구 기네스’ 상패를 받은 뒤 최창식 구청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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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회사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최씨는 정년퇴직 후 전문 주례인인 지인의 소개로 일을 시작했다. 16년째 해오는 만큼 잊지못할 일도 많다. 최근엔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외국인 가족들을 위해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하는 주례를 하기도 한다. 최씨는 “외국인 신부 부모님이나 형제들을 위해 학원을 찾아가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영어 등 주례사를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우리말로 두 줄 읽고 번역한 것을 다시 읽는데, 발음이 좋지 않지만 외국인 신부 가족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박수를 치는 걸 보면 뜻이 전달됐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며 또 웃었다. 이어 “암으로 투병 중인 신부 어머니가 결혼식 도중 병원으로 실려 간 일이나, 남산에서 진행된 야외 결혼식 땐 2000여명 앞에서 주례를 본 적도 있다”고 되돌아봤다.
때문에 주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주례를 보기 위해서 한자의 뜻을 찾아 공부하는 것은 물론 예절 교육, 옷차림이나 외모, 꼼꼼한 현장 실습도 필수”라며 “전문인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형편이 어려운 예비 부부를 위한 무료 주례를 계속할 테니 필요한 경우 누구든지 연락(011-709-9343)하면 된다”고 끝맺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2014-10-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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