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피살자 유족 손배소송 항소심 기각
올레길을 걷던 관광객이 피살됐더라도 올레길을 개설한 단체나 해당 지자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광주고법 제주민사부(재판장 김창보 제주지법원장)은 5일 올레길을 걷다가 살해당한 여성 관광객 유족 A(42)씨 등 4명이 제주도와 제주올레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3억6천6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제주올레는 걷는 길을 개발해 여행객들에게 소개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올레길을 걷는 보행자들로부터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며 “범죄로 인한 올레길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것이 사회통념과 신의칙에 비춰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객관적 상당성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부는 또 “제주도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강력범죄가 발생한 적이 없었던 올레 1코스에 대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관리 범위를 넘어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범죄 발생 가능성에 대한 경고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고의에 의한 범죄의 발생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의 누나(당시 40세)는 지난 2012년 7월 12일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를 걷다 강모(47)씨가 성폭행하려 하자 반항하다 목 졸려 숨졌다. 이에 유족들은 2012년 12월 말 올레길 안전 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제주도와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상대로 총 3억6천6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살해범 강씨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